[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독일 정부는 자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치료 목적으로 일본에서 신종플루 치료제 '아비간'(성분명 파비피라비르)을 들여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일본 NHK 등은 독일 연방 보건부가  "일본 제약회사가 개발한 아비간을 코로나19 중증 환자에 투약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현지매체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또한 "아비간의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기대됨에 따라 독일 정부가 대량으로 살 계획"이라며 "구매 규모는 수백만 명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크리스티안 도로스텐 베를린 샤리테 대학병원 바이러스 연구소장은 이 매체를 통해 "아비간에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는 초기 단계 증례가 있다"며 "(코로나19 치료제로)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아비간'은 일본 후지필름 자회사 도야마화학이 개발한 항바이러스제로, 신종플루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일본 정부는 중국으로부터 "코로나19 환자에게 아비간을 투약한 결과, 단기간에 양성 반응이 음성 반응으로 바뀌고 폐렴 증상 등도 개선됐다"는 등의 보고서가 나오자, 이를 근거로 아비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정식 승인을 서두르고 있다.

유럽의 이탈리아도 아비간을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고,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미 그 수입을 하고 있다.

다만 아비간은 ▲임신부가 복용할 경우 태아에게 치명적이고 ▲신종플루 치료 시에도 타미플루 등 기존 치료제가 소용이 없을 때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등 부작용이 심한 약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아비간을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하는 데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앞서 아비간 수입을 검토했었으나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할 만한 임상적 근거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보류했다.

한편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달 31일 미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아비간의 부작용에 큰 우려가 있음에도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 간 통화 뒤 일본 측의 재정지원을 통한 임상시험 방안이 논의돼왔다"고 전하기도 했다.

독일의 누적 확진자 수는 8만4794명(사망자 1107명)으로 이탈리아·스페인에 이어 세계 4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