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업대란 현실화…실업수당 청구 건수 665만건

트럼프 "양측, 1000만~1500만 배럴 감산 예상“

트럼프 "사우디·러시아, 감산 합의"...유가 25% 급등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실업 폭증에도 국제 유가가 큰 폭 오른 데 힘입어 상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증산 '치킨게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적극 개입하면서 원유전쟁이 진정될 기미를 보인 덕분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469.93포인트(2.24%) 오른 2만1413.44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56.40포인트(2.28%) 상승한 2526.90에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도 126.73포인트(1.72%) 오른 7487.31에 거래를 마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업 대란'이 현실화한 지표가 나왔지만, 뉴욕증시는 강세 흐름을 탔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넷째 주(22~28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665만건으로, 전문가 전망치 400만건을 훌쩍 웃돌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의 실업률이 몇 개월 안에 금융위기 당시를 웃도는 15.6%까지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NN은 이날 실업통계를 토대로 미국의 실업률이 최소 10%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의 경제활동인구가 1억5000만명 수준임을 고려할 때 적어도 1500만명이 실직 상태라는 뜻이다.

문제는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앞으로 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확산 속도도 진정되지 않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1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말 중국에서 첫 발병 사례가 나온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코로나 19로 인한 사망자는 5만 명을 넘겼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사망자가 각각 1만 명을 상회했다. 미국 내 확진자는 전일 20만 명을 넘어선 이후 하루 만에 22만 명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급증했다.

오히려 금융시장 불안의 '뇌관'으로 작용하는 유가 폭락세가 진정되면서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유가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최대 1500만배럴을 감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통화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국제유가 폭락으로 미국 내 셰일석유 업체들이 줄도산 위기를 맞자 적극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 뿐 아니라 다른 산유국까지 아우르는 회의의 긴급 소집을 요청했다.

대규모 감산 기대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날 장중 한때 35% 폭등한 이후 25%가량 올라 마감했다. 사상 최대 하루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4.67%(5.01달러) 대폭등한 25.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20.49%(5.07달러) 오른 29.81달러에 거래됐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46.30달러(2.9%) 상승한 1637.70달러에 마감했다.

미 달러화도 강세였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56% 오른 100.23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