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올해 글로벌 경기 전망은 완전히 뒤틀렸다. 지난해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인식되던 ‘리츠’도 올해 초부터 상업용 부동산이 침체되면서 큰 위기에 직면했다. 향후 각 부동산 유형의 전망에 따라 관련 리츠 시장의 향방도 갈릴 것이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수의 상업용 부동산이 타격을 받고 있지만, 언택트에 기반한 리츠나 차세대 기술과 접목한 리츠 상품은 위기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로 재조명 받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충격에 리츠도 휘청


▲ 여의도 업무지구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유동 인구 감소로 올해 상업용 부동산은 직격탄을 맞았다. 상가정보연구소에 의하면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11.7%를 기록하는 등 침체 기조가 뚜렷했다. 여기에 투자 수익률 역시 지난해부터 감소세로 돌아서는 상황이다. 지난해 전국 중대형 상가 평균 투자 수익률 역시 6.29%로 2018년의 6.91%와 비교해 0.62% 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풍조로 모바일 상품 거래액은 1개월 사이 21.6% 급증했다. 반면 상업용 부동산의 침체 그림자는 더욱 짙어지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월의 소비자심리지수는 96.9에서 지난달에는 78.4로 18.5포인트나 급락했다.

전문가들 역시 상업용 부동산의 수익률 하락에 따른 관련 리츠 하락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건설전문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해당 기초 자산의 가치변화가 생길 수 있다. 임대차 계약의 구조를 점검하는 등 향후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올해 들어 리츠의 단기 수익률 악화는 뚜렷하다. 국내에 상장된 리츠 중 롯데리츠는 지난 달 27일 기준 올해 들어 21.84% 가까이 떨어졌다. 글로벌 리츠 시장 역시 그 하락폭을 키웠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펀드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지난달 27일 기준 글로벌 리츠 재간접 펀드 18개의 최근 한 달간 평균 수익률은 –27.56%을 기록하며 급락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지분형리츠(Equity REITs) 역시 –38.6%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지분형리츠는 20% 이상 하락한 1990년, 1999년, 2011년에도 S&P500보다 훨씬 높은 가격 변동률과 하락율을 보인 바 있다. 대신증권은 다만 단기간에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때 리츠의 성과는 S&P500에 뒤쳐지는 반면, 주가 회복기에는 훨씬 빠르게 회복하는 특징을 보인다고 부연했다.


“언택트 강한 부동산에 주목해야”


코로나19로 얼어붙은 리츠 시장이지만, 언택트에 강한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리츠 시장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전문가들은 우선 코로나로 언택트 기조가 이어지면서 전통적인 리츠인 리테일과 호텔 등에 기반한 리츠 상품은 당분간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전통적인 리테일(유통) 시장의 경우, 비대면 거래 확산, 소비활동 위축으로 장기임차계약이 맺어지지 않은 점포는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단 옴니채널 기반의 리테일과 식료품과 신선식품 위주의 마트는 부정적인 영향이 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애널리스트는 또 호텔 관련 리츠 역시 여행인구 급감과 관련 비즈니스 위축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하고 변동성이 큰 만큼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언택트 환경에서 수혜를 받는 물류나 데이터 센터 등의 시설에 기반한 리츠는 그 피해가 덜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는 대면 중심으로 유통시설, 상업시설, 오피스, 주택 등에 기반한 리츠가 배당을 토대로 주를 이뤘다. 현재는 언택트 시대에 필요한 시설들인 데이터센터, 5G용 통신인프라 타워와 스몰셀, 글로벌 물류체인을 위한 시설들, 하이테크 오피스 클러스터 등의 부동산을 편입한 리츠가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채 애널리스트는 물류 센터 확장의 예를 들며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엄청난 물량의 이커머스 배송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국내의 경우 쿠팡의 일일배송이 200만건에서 300만건 이상으로 증가했고 아마존과 월마트도 폭증하는 주문으로 인해 전세계 각각 10만명, 15만명의 직원을 추가 채용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경자 애널리스트 역시 “언택트 기조에서 각광받는 수익형 부동산이 있다. 이커머스 성장에 기반한 물류부동산이 대표적이다. 데이터센터와 셀타워 등도 트래픽 증가에 따른 수혜 자산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이런 언택트 수익형 부동산에 기초한 리츠의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채상욱 애널리스트는 “원래부터 물류나 데이터센터 등의 해당 부동산들은 성장산업에 해당하는 성장형 부동산이었고 지난 10여년 이상의 투자성과도 S&P500이나 나스닥을 상회했다”면서 “5G시대에 필요한 통신인프라인 타워나 스몰셀, 전세계 물류기지로 활용되는 물류센터나 신선배송을 위한 냉동창고들, 전세계 클라우딩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활용되는 데이터센터와 같은 부동산에 편입한 리츠들은 계속해서 우세한 상황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