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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 삼킨 ‘빙그레’...요동치는 빙과시장빙그레 시장점유율 43%...결국 실질적 1위 등극
롯데제과·푸드 합병은 독과점 논란으로 가능성↓
▲ 롯데제과 월드콘(왼)와 빙그레 슈퍼콘(오). 출처=각사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빙그레가 해태제과 빙과사업부문(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키로 하면서 사실상 업계 1위로 올라섰다. 대외적으로는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이 각각 사업을 영위하지만, 수익은 빙그레가 모두 가져가면서 약 43%에 이르는 시장지배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빙그레는 31일 이사회 결정을 통해 해태제과식품의 자회사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해태아이스크림은 해태제과식품이 지난 1월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신설한 법인이다.

빙그레가 인수한 주식은 해태아이스크림 보통주 100%인 100만주 전량이며, 인수금액은 1400억원이다. 최종 인수 시기는 세부 사항이 조율되는 대로 정해질 예정이다. 다만 흡수합병 형식이 아닌 법인은 그대로 유지한다. 이에 따라 롯데제과, 빙그레, 롯데푸드, 해태아이스크림 순으로 이어지는 시장점유율 순위는 변동이 없지만, 실질적인 점유율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매출액 기준 국내 빙과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가 29%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빙그레는 26.9%의 점유율로 롯데제과를 바짝 추격중이며, 그 뒤로 롯데푸드(15.8%), 해태아이스크림(15.3%), 하겐다즈(3.4%), 롯데리아(1.4%)가 그 뒤를 잇고 있다.

▲ 롯데제과 월드콘 모델인 페이커(왼)와 빙그레 슈퍼콘 모델 유산슬(오). 출처=각사

사실상 ‘롯데’와 ‘빙그레’의 경쟁인 셈이다. 해태아이스크림의 법인은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순위변동은 변함이 없지만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과 동일체인 것으로 고려하면. 빙그레의 시장 점유율은 약 43%로 확장된다. 이는 29%의 롯데제과와 약 14%p의 큰 차이로 앞서는 수치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표면적으로는 롯데제과와 빙그레 양강구도가 계속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빙그레가 거의 시장의 절반을 가져가는 셈이기 때문에 이중구조로 보는게 맞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당황스러운 입장이다. 꾸준히 업계 1위를 달려오다 하루아침에 1위 자리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판단하는 독과점 기준에 따르면 1개사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일 경우 독과점에 해당한다.

현재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빙과류 사업을 함께 하면 시장점유율 50%를 넘기진 않지만, 같은 계열사끼리 사업 카테고리가 겹치면서 결국 독과점 논란으로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경영 비효율에도 불구하고 따로 운영한다는게 시장의 판단이다.

증권가도 해태와 빙그레의 인수합병이 두 기업 모두 윈윈 할 수 있다는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본래 인수합병을 할 경우 피합병 회사는 주가가 올라가고, 합병주체 회사는 재무적 부담으로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기 마련이다.

▲ 해태의 대표 아이스크림인 누가바, 쌍쌍바, 탱크보이. 출처=해태제과

그러나 해태제과가 유일한 적자인 빙과사업을 정리하면서 실적 부담에서 벗어나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동시에, 빙그레 또한 매출원가와 판관비 절감효과 기대로 영업이익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로 오히려 1일 주가는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해태는 이번 매각으로 투자가 미뤄졌던 생산라인에도 본격 투자가 가능해져 생산 효율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빙그레의 인수합병은 글로벌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빙그레는 현재 상하이와 미국, 베트남 법인을 통해 해외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상하이와 미국법인은 264억원, 22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베트남법인의 실적이 포함될 올해는 해외에서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로 시너지 효과를 볼 경우 해외사업의 성장세는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한 부라보콘, 누가바, 바밤바 등 전국민에게 친국한 브랜드들을 활용해 기존 아이스크림 사업부문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해외 유통망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밝혔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빙그레는 이번 인수로 생산과 유통에서의 합병 시너지가 예상된다”면서 “해태제과식품은 유일한 적자 사업부 정리로 실적 부담에서 벗어났고, 유동성 확보로 재무구조 개선 혹은 제과·식품에 투자할 수 있는 실탄을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박자연 기자  |  nature@econovill.com  |  승인 2020.04.01  17: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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