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올해 7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서 한국 지방은행의 위험 가능성을 경고했다.

1일 무디스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내 은행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폭락과 유가 급락, 유동성 문제 등으로 당분간 어려운 운영환경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소피아 리 무디스 부사장은 "전염병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활동의 붕괴는 올해 7월까지 이어질 것이며, 글로벌 정서와 약해진 외부 수요는 급격한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올해 말까지 계속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유가 폭락, 긴축된 유동성 및 재융자 여건에 따른 문제들로 인해 어려운 영업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지역 은행들 사이에서 자산 리스크가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달 24일 국내 4개 지방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상 은행은 경남은행·대구은행·부산은행·제주은행 등이다. 아울러 IBK기업은행 역시 높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무디스는 이번 보고서에서 이들 5개 은행이 지역관광, 서비스, 식음료, 소매업 등 경기 취약 업종에 노출돼 자산품질이 악화될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대구은행은 국내에서 코로나19의 피해가 가장 큰 대구시 등 경북 지역에 집중돼 있다. 이 두 지역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 여신과 수신이 각각 25%, 37%를 차지하는 점을 무디스는 지적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무디스의 의견이다.

제주은행 역시 코로나19 발발로 2월 총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43% 급감했다. 무디스는 국내 교통 중심지인 부산 지역에 대부분 지점이 위치한 부산은행에 대해서도 항공교통 등의 현저한 둔화로 인한 악영향을 우려했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6월 말 부산지역 시장점유율 26.1%, 예금 32.8%로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다.

경남은행은 자동차, 조선, 석유 화학 등 산업 지역인 울산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무디스는 언급했다. IBK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노출도가 가장 높은 은행 중 하나인 점을 지적했다.

무디스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부정적인 경제 영향은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며 이는 경제 위축과 실업률을 현저하게 증가시킬 것"이라며 "이는 한국의 주요 산업과 심지어 대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나아가 모든 한국 내 은행에 대한 신용 압력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