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바이러스가 미국 전역에 퍼지면서 쓰레기 산업은 감염성 폐기물 처리와 근로자들의 병원균 노출 우려하는 두 가지 도전과 씨름하고 있다.    출처= The Week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가 미국 전역에 퍼지면서 쓰레기 산업은 감염성 폐기물 처리와 근로자들의 병원균 노출 우려하는 두 가지 도전과 씨름하고 있다.

미국은 바이러스 발병 초기에 하루 의료 폐기물량이 6배 이상 급증하면서 감염자가 급증했던 중국 우한에서 수십 개의 이동식 폐기물 처리시설을 배치한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관리들은 최근 중국 29개 도시에서 의료폐기물 처리 시설이 전면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폐기물 처리회사들은 병원들이 이미 특별 취급을 해야 할 쓰레기를 더 많이 배출하고 있고, 요즘 같은 대유행 시기에는 일반 가구 폐기물들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한다.

미국 최대 의료폐기물 처리회사 중 하나인 스테리사이클(Stericycle Inc.)은 최근 몇 주 동안 마스크, 장갑, 가운 폐기물이 넘쳐나고 있다고 말한다. 이 회사는 쓰레기를 매립 또는 소각하기 전에 전염성 쓰레기는 따로 증기 소독을 하는데, 최근 승객들이 격리된 크루즈선의 쓰레기도 일반 폐기물 회사 대신 이 회사가 맡게 됐다.

회사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 확산으로 중단된 선거 운동과 관련된 폐기물과 일반 병원 폐기물이 줄어들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폐기물을 보다 집중 관리하기 위해 교대 근무조를 추가로 편성했다. 다행히 코로나바이러스는 환자의 체액이 큰 원인이었던 에볼라 같은 이전의 위기 때보다는 폐기물을 덜 발생시킨다.

연방 규제당국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처음 출현했을 때 일부 주에서 환자에 의해 발생되는 폐기물을 매립하기 전에 소독 처리해야 하는 특별 처리가 필요한 폐기물로 분류할 것을 권고했지만, 나중에 체액에 오염된 장비나 의료 시설에서 발생하는 소량의 폐기물만 그러한 처리가 필요하며 나머지는 일반 쓰레기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판단은 일부 병원과 폐기물 수거 노동자들에게 불안과 공포를 야기시키고 있다.

시카고 러시대학교 메디컬센터의 감염 예방 및 관리 책임자 티파니 위키스텐은 “코로나바이러스 처럼 알려지지 않거나 새로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초기 대응은 가능한 한 많은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 폐기물은 우리에게 들어오는 환자의 수에 비례하여 증가하며, 일반 사람들이 사용하는 일회용 개인 보호 장비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는 “병원에서 나오는 마스크, 가운, 장갑은 일반 폐기물 운반업자들이 다루기에는 위험한 품목”이라고 지적했다.

▲ 병원들이 이미 특별 취급을 해야 할 쓰레기를 더 많이 배출하고 있고, 요즘 같은 대유행 시기에는 일반 가구 폐기물들도 안심할 수 없다.    출처= TBS

병원들은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쓰던 마스크나 관련 폐기물을 특별 주의를 당부하고 매립하는 대신 소각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감염성 폐기물에 대한 우려는 병원에서의 전염병 감염 우려 못지 않게 높다.

일부 도시들은 폐기물 수거 근로자들이 손으로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하는 과정에서 쓰레기 표면에 남아 있는 바이러스로 인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가정용 쓰레기 재활용 프로그램을 아예 중단하고 있다.

이 달에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는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스틸에서 72시간까지 살아남아있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 지침은 폐기물 근로자가 장갑과 마스크를 쓰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현재 이들이 쓸 마스크와 장갑, 손 소독제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을 하면서 중간 중간 손을 씻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

피츠버그의 쓰레기 수거 근로자들은 지난 주 동료 두 명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였는데 시 당국에서 이를 그들에게 알려주지 않았다며 업무를 거부했다.

폐기물 업체들은 병원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폐기물이 들어 있는 봉투에 ‘특별 주의’라는 라벨을 붙여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폐기물의 양의 급증과 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폐기물 산업은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에 대한 연방 규정의 예외 인정을 받았다. 이들은 또 과적 제한 규정도 해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 폐기물 처리 업체가 어려움을 겪는 한편, 사무실, 식당, 쇼핑몰의 쓰레기 감소는 일반 쓰레기 업체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보스턴 지역에서 활동하는 일반 폐기물 운반업체 E.L. 하비앤손스(E.L. Harvey & Sons)는 350명의 근로자 중 100명을 감원했다.  

이 회사의 벤 하비 대표는 "그 같은 재량 해고는 50년 동안 이 사업을 해오면서 가장 힘든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매출도 5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거지역 쓰레기는 증가했지만 상업지역 쓰레기와는 달리 주거지역 쓰레기 증가는 수입 증가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폐기물 재활용 협회(NWRA)의 대럴 스미스 대표는 “우리는 뭔가 일이 잘 안 풀릴 때까지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잊혀진 산업일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