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이코노믹 리뷰. 왼쪽 축 누적 확진자, 오른쪽 축 신규 확진자. 

[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6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19일(현지시간) 감염자 1만명을 넘긴 뒤 피해 규모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이 가운데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가 앞으로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최소 10만명 이상으로 예측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존스홉킨스대학교에 따르면 최다감염국인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6만180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대비 1만6000여명 늘어난 숫자다. 미국의 확진자는 지난 23일 이후 하루 1만명씩 증가해, 현재 감염국 2위인 이탈리아(10만1739명)와 6만명 이상의 격차가 발생했다. 확진자가 1000명이 넘는 주는 24개에 달한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368명 늘어 295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탈리아, 스페인, 중국, 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많다. 

특히 뉴욕주의 상황은 심화하고 있다.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새 6000여명이 추가돼 6만6497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도 300여명 늘어 총 1218명이다. 전날 29일까지 뉴욕시에서만 3만3400건 이상의 진단검사가 시행됐으며, 이는 미국 전역에서 시행된 진단검사의 4분의 1에 달한다. 

앤드류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날 미군 병원선 '콤포트'호가 정박하는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뉴욕에서 발생한 일이 미 전역에서 일어날 것이다"고 경고하며 지원을 호소했다. 병원선은 코로나19 음성 환자를 대상으로 1000개 병상과 1200명의 의료진을 지원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캘리포니아주도 의료자원 확보에 나섰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나는 환자 치료를 위해 '캘리포니아 의료부대'를 모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캘리포니아에선 7138명이 확진되고 198명이 사망했다. 

뉴욕과 인접한 뉴저지주에서도 현재까지 1만663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198명이 사망했다. 이어 지역별로 미시간 6498명(사망184명), 매사추세츠 5752명(사망56명), 플로리다 5472명(사망63명), 일리노이 5056명(사망73명), 워싱턴 4923명(사망205명), 펜실베이니아 4155명(사망55명), 루이지애나 4025명(사망185명) 순이다. 

자택대피령을 내린 27개 주 가운데 일부는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자택대기는 권고가 아닌 명령임을 강조하며, 위반 시 최대 1년의 징역형과 5000달러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알래스카는 행정명령을 어길 시 A급 경범죄로 간주하고 2만5000달러의 벌금형을 적용할 예정이다. 워싱턴·하와이주도 기소 방침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미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날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ABC방송에서 "뉴욕시보다 인구가 적은 도시에서도 코로나19의 이륙(take off)가 시작되고 있다"면서 "뉴욕의 상황으로 볼 때, 감염병은 (그래프상) 평평한 직선으로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높이 솟아오른다"고 진단했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일원이기도 한 파우치 소장은 전날 "미국에서 수백만명이 감염되고 10~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이어 데비 벅스 코로나19 TF 조정관도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거의 완벽하게 대응해도 그 정도가 사망할 수 있다”고 밝혀 이를 확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