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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상품 계약부터 계약변경까지 최근 보험사 전자서명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고객 편의성 증진은 물론 코로나19 장기화에 보험사들의 비대면 영업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생명보험사보다 상대적으로 상품 구조가 간단하고 보험료가 싼 손해보험사에서 전자서명을 활용한 모바일청약 서비스가 활발하다. 코로나19 여파에 고객들이 대면가입을 꺼리고 있는 분위기지만 정작 설계사들은 ‘직접 만나서 상품을 설명하라’는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른 불완전판매 민원을 우려해 비대면 전자청약 영업에 조심스러운 모습도 보인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이 지난 26일 '계약변경 스마트폰 전자서명' 방식을 업그레이드 했다. 계약변경 시 △책임준비금 환급 △관련 서류 첨부 등을 고객이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한 것이다. 연금 및 저축보험 등 스마트폰 전자서명 대상도 확대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이번에 전자서명 방식을 업그레이드 한 것은 계약변경 시 고객이 일일이 직접 서류에 서명을 해야 했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한 편의성 증진이 주된 목적"이라며 "전자서명이긴 하지만 설계사와 고객이 대면으로 진행해야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르면 전자서명 시 모집종사자는 보험계약자와 직접 대면해 보험계약의 중요사항 등을 설명하고 보험계약자에게 전자적 방법으로 상품설명을 제공해야 한다. 비대면 영업으로 인한 불완전판매 등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영향에 대면영업에 지장이 생기자 설계사들이 전자서명을 활용한 비대면 전자청약을 활발하게 활용, 보험사들도 이를 적극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전자서명을 받기 전 직접 대면해 상품 담보 등 관련 설명을 하는 게 원칙이라고는 하나, 고객이 지인이거나 혹은 대면가입을 꺼리는 경우엔 비대면 모바일청약으로도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최근 코로나19 여파에 직접 만나서 계약하기를 원치 않는 고객들이 증가하면서, 여러 설계사들이 비대면 전자청약 방식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상품 담보 구성이 비교적 간단하고 보험료가 적은 손보사에 모바일 청약서비스가 몰려있다는 점도 전자청약이 비대면 영업에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지난달 말 기준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롯데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흥국화재‧NH농협손해보험 등 대부분의 손보사들은 모바일 청약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반면 생보사는 미래에셋생명‧KB생명‧DGB생명 등 3곳만이 모바일 청약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대부분의 생보사들은 모바일 청약 대신 테블릿 청약으로 전자 청약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테블릿 청약은 모바일 청약과 달리 비대면으로는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생보사의 경우 아무래도 손보사보다 직접 만나서 설명이 필요한 상품이 대부분이다 보니 모바일 청약이 덜 활성화 돼있는 것 같다"며 "생보의 경우 손보보다 고액인 상품이 많고 특히 생보 주력 상품인 종신보험은 보혐료가 몇 십만원 씩 나가는데, 가입자 입장에서도 직접적인 만남 없이 비대면으로만 상품을 가입하려는 니즈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생보사도 고객 편의성 증진과 설계사들의 영업을 독려하기 위해서 약관이나 필수 안내 서류 등은 모바일로 발송이 가능하도록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보험사들의 대면영업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보험 영업에서 대면채널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90%에 달하는데,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고객들이 대면 가입을 꺼리자 보험사 신계약 유치에도 지장이 생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