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경영 위기로 1조원의 긴급 자금 지원을 받은 두산중공업이 안정적인 수익구조 유지와 함께 2023년까지 신사업 수주 비중을 5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다각도 자구노력을 기울인다. 

30일 최형희 두산중공업 대표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두산빌딩에서 열린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채권단의 빠른 결정과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정부의 지원에 더욱 부응하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서 차입금 지원 1조를 빠른 시일 내로 갚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 대표는 “기존 주력 시장의 수성은 물론 그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시장에 대해서도 국가 차원의 협력, 원천기술을 활용한 재배영업 등 다양한 접근 방법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안정적인 수익구조 유지와 관련해 “수년째 가스터빈, 신재생 등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해 오며 일부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지만,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려면 앞으로도 일정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신규 사업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기여할 때까지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해 기존 사업에서 지속적인 매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포트폴리오 전환과 신사업 확대 노력에 대해서는 “오는 2023년까지 신사업 수주 비중을 50% 수준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중장기 수주 포트폴리오를 수립했다”며 “이를 위해 가스터빈, 신재생, 서비스를 비롯해 수소, 3차원(3D) 프린팅 등의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현재 가스터빈은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국내 발전사를 대상으로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풍력은 5.5메가와트(MW) 모델의 국제 인증을 획득하며, 수주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에서는 향후 추가적인 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 등에 대비해 자본금 한도를 선제적으로 확대하는 정관변경 안도 통과시켰다. 자본금 한도는 기존 2조원에서 10조원으로 늘리고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도 각각 기존 대비 4배인 2조원으로 확대했다. 발행 주식 총수도 기존 4억주에서 20억주로 늘리기로 했다.

이 외에도 이날 주총에서는 ▲제57기 재무제표 승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남익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사외이사 재선임 등 안건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남 교수를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은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최 대표는 “두산중공업은 주요 지역 프로젝트의 관리를 강화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용 절감과 조직 운영 효율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지난 27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원 규모의 한도성 대출을 받으면서 유동성 위기 해소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별도 기준 차입금은 4조9000억원으로, 연결 기준으로 보면 차입금 규모는 5조9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1조2000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