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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각진의 중년톡 ‘뒤돌아보는 시선’] "3월의 힘을 여전히 믿고 싶습니다“

다들 움츠러들고, 이동하는데 조심스러워 해도

지방에 일이 있어 오랜만에 다녀왔습니다.

간 김에 그곳에 있는 친구도 반갑게 만났습니다.

그 곳을 한 오 년여 만에 갔는데, 외곽으로 못 보던 길이 보였고,

웬 시골에 그리 아파트를 많이 지었는지,

또 무슨 토목공사를 많이 해서 봄바람에 흙먼지가 많이 날리고 있었습니다.

그 지역 자체만 보더라도 불과 오년여 만에 알아보기 힘들게 많이 바뀐 게

어리 둥절을 넘어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결국 길과 아파트, 공장터 등이 조성되느라 그 주변 산이 없어진 거였겠지요.

사실 따지고 보면 서울이나 수도권이 더 심하겠지요.

살 집 마련이라는 명목으로 그린벨트를 풀어 산을 없애고..

요즘 집콕이 길어지며 많이 읽히는 두꺼운 책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제러드 다이어먼드의 ‘총균쇠’입니다. ‘균’이라는 선견력이 놀라웠습니다.

이렇게 5년여 만에 달라진 그 소읍의 모습을 보니,

그분이 몇 년 전 인터뷰에서 앞으로 인류의 지속 가능한 생존은

50년을 버티지 못할 거라고 경고한 게 퍼뜩 생각났습니다.

그렇게 얘기한 가장 큰 요지는 우리의 소비 패턴을 보건데,

지구상에 있는 대부분의 자원이 50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거였습니다.

어족자원, 광물.. 하다못해 먹는 물까지 예로 들었습니다.

지속 가능한 경제를 말하는 겁니다.

정말 힘 빠지는 얘기지요?

그러나 부드러운 봄바람은 다른 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요즘 다른 것에 신경 쓰며 비록 못 보았어도

3월은 조용히 우리에게 많은 걸 가져다 놓았습니다.

거기서 만난 친구와 저녁 무렵 그 주변을 거닐었는데,

우리가 눈 길 주지 않는 사이에 벌써 모든 꽃들이 만개해 있었습니다.

하도 예쁘게 펼쳐져 있어, ‘지금 이 순간을 붙잡아 둘 수 있다면..’ 생각을 가졌습니다.

또 주변 하천을 자세히 살펴보니 작은 물고기 새끼들이 새까맣게 꼬물거렸습니다.

다른 시골 친구는 농사를 대비해서 밭에 거름 주느라 허리가 뻐근하다고 말합니다.

절로 어느 시인의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봄이 혼자만 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햇살에 힘줄이 돋습니다‘

이렇듯 3월에 실려 온 봄은

우리에게 자연의 힘이라는 복원력을, 희망을 실어다 준 것 같습니다.

움츠러들어 덜 쳐다보았음에도

3월의 힘은 여전히 대단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믿고 싶었습니다.

잿빛 겨울을 넘어온 초록빛을 믿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오각진 기업인/오화통 작가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20.03.30  08: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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