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석유시장에서 마이너스 유가가 등장했다.    출처= Al-Arabiya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 석유시장에서 석유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석유 생산자들이 석유를 팔려면 고객에게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포장용 역청(Bitumen) 생산에 주로 사용되는 고밀도 석유(dense oil)인 와이오밍 아스팔트 사우어(Wyoming Asphalt Sour)가 28일(현지시간) 저장시설에서 석유를 빼내는 데 수요자에게 배럴당 19센트를 제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컨설팅회사 ESAI 에너지(ESAI Energy)의 엘리자베스 머피 애널리스트는 "이 석유는 구매자가 거의 없는 내륙산 원유"라며 "저장고가 빠르게 채워지는 지역에서는 가격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저장시설에서 석유를 빼내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석유 거래자들은 정유업자들이 처리하는 원유의 양을 줄이면 다른 원유도 유정에서 머지 않아 마이너스 가격을 보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미즈호증권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일평균 1억 배럴이던 수요가 20% 줄어 2000만 배럴의 공급 과잉이 일어날 수 있으며, 저장 용량 한계에 부딪히면 저장비용이 시장 유가를 뛰어넘기 때문에 석유업계는 자발적으로 조달하는 비용을 부담하게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가 줄어들면서 유가는 계속 하락하고 석유 생산업체가 고객에게 돈을 지불하면서라도 재고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월가에서 기준 유가로 삼고있는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중질유는 배럴당 20달러 초반을 기록하고 있지만 실제 실물 거래에서 생산자들은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이 일부 생산량의 폐쇄를 강요하는 상황에서, 북미 지역의 몇몇 저등급 원유는 이미 한 자릿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캐나다 대형 오일샌드(oil sands, 4~10%의 중질 타르의 원유가 섞인 모래나 바위) 기준가격인 캐나다 웨스턴 셀렉트(Canadian Western Select)는 지난 27일 배럴당 5.06달러로 떨어졌다. 멕시코만의 사던 그린 캐니언(Southern Green Canyon)은 배럴당 11달러 51센트, 오클라호마 사우어(Oklahoma Sour)는 5달러 75센트에 거래되고 있고 네브래스카 중질유는 8달러, 와이오밍 스윗(Wyoming Sweet)은 배럴당 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