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를 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인공호흡기를 빨리 생산하라는 긴급명령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을 근거로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에 산소호흡기를 생산하라는 긴급 명령을 내렸다.

그간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주(州)의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DPA를 발동해 의료 물품 부족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이날 백악관이 공개한 성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오늘 GM이 인공호흡기에 대한 연방 계약을 수용, 수행, 우선시하도록 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장관이 DPA에 따라 이용 가능한 모든 권한을 사용하도록 지시하는 대통령각서(Presidential Memorandum)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DPA에 따르면 위급한 상황에 대통령은 민간 기업에 필수 물품을 생산하라고 강제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자신을 '전시 대통령'이라고 칭하며 DPA를 발동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기업에 강제 조치를 한 적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공호흡기 공급 능력에 관한 GM과의 논의는 생산적이었다"며 "하지만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서로 주고받는(give-and-take) 평상시의 계약 진행을 허용하기에는 너무나 긴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GM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며 "오늘 조치는 미국인들의 생명을 구할 산소호흡기의 빠른 생산을 보장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GM은 멍청하게도 폐쇄한 오하이오주 공장이나 다른 공장을 즉시 가동해야 한다"며 강조의 의미인 대문자로 "지금 당장 인공호흡기 생산을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발표 몇 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GM이 인공호흡기 조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맹비난했다.

그는 "이 GM은 늘 그렇듯이, 일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다. 그들은 우리에게 인공호흡기 4만개를 신속하게 제공하겠다고 해놓고 이제는 4월말 6000개밖에 줄 수 없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P'를 가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P'의 의미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트윗을 통해 "P는 DPA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직후 GM은 인디애나주의 부품 공장에서 의료 기기 회사 벤텍 라이프 시스템스와 함께 중환자 치료용 인공호흡기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이르면 다음달 인공호흡기를 출하할 예정이다. GM은 또 미시간주 공장에서 의료 종사자를 위한 수술용 마스크를 만든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전략물자 보급을 위해 제정된 국방물자생산법은 대통령이 민간기업에 국방, 에너지, 우주, 국토 안보를 지원하기 위한 주요 물자 생산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