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일구 기자]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기한이 당초 내달 28일에서 오는 7월 28일까지 3개월 더 연장됐다.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지난해 10월28일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재개발·재건축 조합(리모델링 주택조합 제외)와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한 주택조합이 내달 28일까지 입주자 모집 신청 공고를 한 경우에만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조합들이 무리하게 총회를 강행할 경우, 지역 사회로 감염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연기가 결정됐다. 불행 중 다행일까. 일부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이번 분상제 연장을 환영하고 나섰다. 분양가 협상 등 시간을 다소 벌었다는 안도감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분상제 시점이 3개월 연장됨에 따라 분양 일정이 여름 정도로 다소 연기 될 것으로 내다봤다. 총회가 열리더라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협의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물량이 당장 나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오는 7월말로 연기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조합들이 사업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코로나19로 조합원 총회 개최가 어려운 데다 HUG의 분양가 협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리얼투데이가 건설사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 재건축·재개발 분양일정을 확인한 결과, 4월로 계획되어 있는 곳이 많았다. 이는 애초 분상제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4월 분양 예정 단지들의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판단이다.

청약 대기자들도 일반분양을 기다려야 할 처지다. 특히, 서울은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는 만큼, 내집을 마련하기 위한 대출계획이나 자금조달계획서 등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 둔촌주공1단지 사업장의 모습. 사진=이코노믹리뷰 DB

이번 분양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곳을 뽑으라 하면 단연 둔촌주공이다. 총 가구 1만2032가구의 초대형 규모의 단지가 탄생한다. 일반분양 물량도 4786가구(전용면적 29~84㎡)에 달한다. 둔촌주공은 송파구에 인접해 생활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다. 현재 둔촌주공은 HUG와 분양가 협의 중으로 빠르면 7월 전에는 일반분양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개포주공1단지는 총 6642가구가 들어선다. 앞서 공급된 개포주공 다른 단지의 시세가 입주 후 크게 올라 만약, 일반분양으로 당첨될 경우 ‘로또’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신반포3차·경남 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원베일리’도 관심주 중 하나다. 한강 조망권이 가능한 세대가 많고 스카이브리지, 커튼월 외관, 특화조경 등 차별화된 설계가 적용된다. 인근의 잠원동 신반포 13차와 14차(르엘신반포)도 4월과 3월에 각각 예정되어 있다.

비강남권에서는 분상제를 피할 정비사업장은 주로 은평구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에 이어 수색·증산뉴타운의 분양이 계획되어 있다. 증산 2구역과 수색 6, 7구역이 4월, 수색 13구역과 역촌동의 역촌1구역 재건축이 5월 분양 예정이다.

동작구 흑석뉴타운에서는 흑석3구역이 꼽힌다. 총 1772가구 대단지이며 4월에 분양 예정이다. 도심에 위치해 새롭게 재정비되는 동네의 일반 분양도 4월에 예정되어 있다. 동대문구 용두6구역, 광진구 자양1구역, 성북구 길음역세권, 상계뉴타운 중 하나인 상계6구역도 4월 분양 예정이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중 서울 밖으로는 광명, 하남, 과천 등이 있다. 이 중 광명뉴타운 15구역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분양 전문가는 “이번 분상제 시점이 연장됨에 따라, 서울 일부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장의 분양 일정이 연기될 것이 확실하다”며 “최근 서울의 아파트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들 사업장의 물량이 공급 갈증 해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부동산 규제로 집을 사는데 있어서도 자금출처를 밝혀야 하는 등 어려움이 따르고, 코로나19의 장기화 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만큼, 청약을 희망하는 수요자들의 보다 세심하고 꼼꼼한 계획을 세워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