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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수 보상' 일상배상책임보험, 도덕적해이 '빨간불'손해방지비용 빌미로 보험금 과다 청구
자기부담금 등 보상기준 강해질 전망
▲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A씨는 욕실 바닥 층 파손 원인으로 추정되는 누수로 인해 아랫집 피해가 발생하자, 이에 대한 보수 공사를 실시하고 관련 비용 명목으로 3000만원 이상의 보험금을 보험사에 청구했다. 보험사는 A씨가 청구한 보험금이 약관에 해당하는 손해방지비용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걸었다. A씨도 보험금 수령을 위해 맞소송에 나섰으나 법원은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다며 보험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누수에 따른 배상책임 등을 보장하며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보험 상품으로 꼽히는 일상배상책임보험이 도덕적 해이(모럴헤저드) 위험으로 빨간불이 들어왔다. 손해방지비용 등 해당 상품 약관의 허점을 이용한 보험금 청구 사례가 다발하면서 상품판매 중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과도한 보험금 청구로 인한 소송에 대해 최근 보험사의 손을 들어준 판례가 나오면서 해당 보상 기준도 강화될 전망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누수 관련 배상책임 보장에 대한 소비자와 보험사 간 분쟁 사례가 지속 발생하고 있다. 일상생활책임보험은 피보험자가 타인에게 인명·재산상의 피해를 입힐 경우 법률상 배상책임에 따른 손해를 보상해주는 상품으로 누수로 인한 아랫집 피해 보장 등에 주로 활용된다.

최근엔 일상생활배상책임 소송에 대해 보험사의 손을 들어준 판례가 등장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해당 소송의 피고인은 누수로 인해 아래층 아파트가 피해를 보자 관련 보수비용을 일상생활책임보험을 통해 보험사에 청구했으나 거절당했다. 피의자는 손해방지비용을 근거로 총 3000여만원(△안방화장실 바닥 철거, 방수공사에 지출한 약 2000만원 △원상복구공사에 지출한 약 1000만원)의 금액을 청구했다.

손해방지비용이란 발생할 손해나 그 확대를 방지할 목적으로 행해진 비용을 의미한다. 상법 제 682조 손해방지의무에 따르면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는 손해의 방지와 경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보험약관에서 보상하는 손해 중 보험사는 손해방지의무에 따른 손해의 방지‧경감을 위해 지출한 필요‧유익했던 비용을 보상해야 한다. 소화기 충전비용, 응급 의료조치 및 호송 비용 등이 해당한다.

법원은 해당 사건의 누수 관련 손해방지비용에 대해 “기발생한 보험사고로 인한 부분”만 인정해주기로 하면서 "향후에 재발할 사고를 대비해 지출하는 보험목적물의 수리비용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피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 출처=광주 지방법원 판결문 갈무리

저렴한 보험료에 특약 형태로 판매되는 일상생활책임보험은 손해방지비용 등을 빌미로 과도한 보험금 청구가 다발하면서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치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상생활책임보험은 비용이 많이 드는 누수 관련 보상에 주로 활용되면서 일부 인테리어, 배관업체 등이 가입자들의 모럴헤저드를 부추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의도했던 보장 취지와는 달리 SNS 등을 통해 일부 수리업체들이 고객에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며 누수 탐지, 방수 공사 등을 빌미로 인건비를 올려 공사비를 과다 청구하는 사례가 발생해 이에 따른 손해율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DB손해보험은 치솟는 손해율에 지난해 상반기 비갱신 가족일상생활책임보험 상품을 중단한 바 있으며, 여타 보험사들도 관련 상품판매 중단을 논의‧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상생활책임보험의 누수 관련 보상 기준도 강화 될 전망이다. 현대해상은 최근 손해방지비용 지급기준을 명확하게 하도록 ‘피보험자 본인의 주택 수리비용에 대한 부분’을 보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여타 주요 보험사들도 피보험자의 자기부담금을 내달부터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판결문에 따르면 수도관이 갑자기 터지는 등의 긴급한 상황을 막기 위해 투입된 비용은 손해방지비용에 해당하지만, 장기간에 걸친 누수 부위 철거 및 복구 관련 공사 등은 손해방지비용 해당 사항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며 "그로 인한 관련 보장에 대한 기존 보험금 지급 기준도 각 회사마다 변경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  kys@econovill.com  |  승인 2020.03.29  19: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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