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최악의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두산중공업이 공시과정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한국산업은행 및 한국수출입은행과 1조 원 규모의 대출 약정을 맺었다고 공시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산중공업은 장 마감 후 대출약정 사실을 공시했으나 막상 '돈을 빌려주기로 된' 한국산업은행 및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사실무근이라는 반응이 나오자 다급히 정정공시를 통해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해프닝에 불과하지만, 두산중공업이 현안에 있어 더욱 책임감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 출처=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은 26일 한국산업은행 및 한국수출입은행과 1조 원 규모의 대출 약정을 맺었다 공시하며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게 됨에 따라 이들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산으로부터 두산메카텍㈜를 현물출자 받아 자본을 확충하고, 고정비 절감을 위해 최근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등 자구노력을 이행하고 있었으나 상황이 여의치않아 긴급수혈에 나섰다는 뜻이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협의 중인 6000억 원 규모 해외공모사채 만기 대출 전환 건은 이번 대출 약정과 별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두산중공업이 밝힌 대출 약정금 1조원은 자기자본 6조2184억원 대비 16.1%에 해당하는 상당한 액수다.

문제는 두산중공업의 공시가 나간 후 막상 산업은행 등에서 '사실무근'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시작했다. 이에 두산중공업은 26일 오후 늦게 다시 '두산중공업은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과 1조 원 규모의 차입신청 및 계약체결을 위한 이사회를 개최했다'고 공시를 정정했다.

27일 산업경제장관회의에서 두산중공업 차입 여부 결정이 논의되는 가운데 두산중공업이 그 결과를 미리 예단해 공시를 내는 실수를 했다는 말이 나온다. 물론 두산중공업이 원하는 바대로 프로세스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지만, 상황이 어떻든 공시 과정에서 실수를 한 것은 사실이다. 이에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내부 커뮤니케이션에서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최근 일부 현장에서 휴업에 돌입하는 한편 명예퇴직까지 단행하며 최악의 위기와 싸우고 있다. 정영인 두산중공업 사장은 최근 "원자력과 석탄 화력 프로젝트 취소 등으로 인한 수주 감소로 약 10조원 가량이 날아가 경영위기가 현실화됐다"면서 "신용등급까지 하락하는 악순환이 계속돼 부채 상환 압박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했다"고 토로했다. 6년째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휘청이는 상황에서, 두산중공업의 회생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