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가 가라앉은 후 중국의 선례가 서방국가에게 회복의 실마리가 될 지 주목되고 있다.   출처= Youtub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중국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재확산을 촉발하지 않고 거대한 경제를 다시 도약시키려 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시작되고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얼마나 오랫동안 문을 닫아야 할지 고민하는 많은 나라들에게 중국의 행보는 회복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고난도 실험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으로 중국은 우한 지역을 완전 봉쇄하는 극단적 조치로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감염 확산은 급감했고, 마침내 이번 주 후베이성 대부분의 봉쇄가 해제되었다.

그러나 지난 몇 주 동안 중국의 많은 활동이 거의 정지되면서 중국 경제는 수 십 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중국의 GDP가 1분기에 9%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취했던 많은 조치들이 중국 경제를 희생시킬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제 중국 당국은 그런 조치의 결과들이 얼마나 치명적이었는지를 확인하려고 한다고 CNN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국영 매체들을 총동원해 기업들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공장을 재가동하고 업무에 복귀하는 것은 중국을 다시 위태로운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서 완전히 근절되지 않는다면 여전히 다시 확산할 위험이 있다.

노무라(Nomura)의 팅 루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 시각으로는 중국에서 제2의 코로나 확산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엔진의 재가동

감염자 수가 둔화되자, 중국 정부는 전국 많은 지역의 폐쇄를 해제하고, 도로 봉쇄를 해제하고, 건강증명서를 발부받은 사람들은 바이러스가 지나간 지역에서 좀 더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근로자들을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정부 당국은 철도 및 항공 회사들에게 이주 노동자들을 ‘집 현관에서 공장 문까지’ 실어 나르자는 캠페인을 벌이며 특별 열차와 항공편을 편성하도록 지시했다. 저임금을 받지만 산업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2억 9천만 명의 중국 이주 노동자들은 경제의 중요한 원동력이다.

중국 정부가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의료 공급과 치료에 수 십억 달러를 쏟아 부었지만,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인프라 사업에도 그에 못지않은 돈을 쏟아 부었다. 중소기업에 대한 세금을 감면해 주고, 은행들은 고통을 당하는 가구나 기업에 대한 대출금 상환을 연기하도록 지시했다.

중국 정부는 그들의 캠페인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한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3월 17일 현재 대부분의 지방에서 90% 이상의 기업이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사정이 좀 다르다.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3월 중순까지 문을 연 중소기업은 60%에 불과하다.

당국의 강요에 의해 재개하는 척만?

중국 정부는 성급하게 정상으로 돌아가려는 시도가 위험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는 여전히 급확산되고 있고 중국에서도 하루 수십 명의 감염자가 환자가 보고되고 있다(대부분은 해외 유입자들이지만).

중국 코로나 대책 본부는 이번 주 성명에서 "산발성 감염과 국지적인 발병 위험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기업들은 너무 일찍 업무에 복귀해 복구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 최대 티타늄 생산업체는 2월 말에 성급하게 공장을 재가동했지만,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다시 문을 닫았다.

분석가들과 학계에서는 바이러스 재확산을 두려워하는 기업들에게 정부 당국이 업무 재개를 압박함으로써 상황을 왜곡시켜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실제로 제조업체들은 노동력 부족으로 생산을 재개하는 일이 쉽지도 않을뿐더러 지자체들은 섣부른 재개가 다른 발병을 초래할 것을 우려해 회사들의 가동 재개 명령을 꺼리고 있다.

재경망(財經罔)과 카이신(財新)에 따르면 정부가 거의 모든 산업이 재개되었다고 밝힌 저장성 동부에서는 정부 관계자들에게 가동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불만 켜놓고 기계는 가동하지 않는 회사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고 캠퍼스의 빅터 시 교수는 "지역 관리나 기업들은 새로운 감염이 나타나면 정부의 중징계를 받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진짜’ 활동 재개를 미루는 등 안전한 플레이를 해왔다"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도 전력회사들이 전력 사용에 대한 거짓 데이터를 발표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대학교 경제학과 카오 허핑 교수는 “기업 조업 재개에 대한 데이터를 위조하는 것은 중국의 경기회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지역 기업이나 당국이 실제로 생산을 재개하지 않으면서 활동적인 인상을 주기위해 가짜 데이터를 계속 양산한다면 올해 중국 경제가 강한 속도로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먼저 벗어난 중국, 회복 실마리 제공할 수 있어

중국의 경제가 실질적으로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 아직 불확실하지만, 아직 위기 한 가운데에 있는 많은 나라들에게 전염병 확산 초기 단계를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전 세계 관계자들은 전염병을 억제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취하고 있지만, 심각한 경기 침체, 심지어 불황까지 이어질 수 있는 통금과 격리 조치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것인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비록 경제 체제는 다르지만 민주 정부들 조차도, 민간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감세와 인프라 프로젝트 등 중국의 정책들 중 일부를 모방할 수 있을 것이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데이비드 달러 선임연구원은 "전 세계 대부분의 정부가 중국과 같은 경기부양 정책을 따르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대학교의 빅터 시 교수는 중국과는 달리 중앙집권적이지 않은 서방국가들에게 중국의 사례는 참고가 될 뿐이라고 지적한다.

중국은 국영기업들이 많고 국가가 자금을 지원하는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지만 서구 경제에서는 국가 명령보다는 민간부문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서방 경제에서는 근로자들을 강제로 공장으로 복귀시키려 하기 보다는 식당, 극장, 스포츠 행사에 가서 소비를 장려하는 방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