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지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AP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쿄의 경우 봉쇄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등 '위험 임박' 경고등이 켜졌다.

일본에서 2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96명 늘어 총 2019명, 사망자는 2명 추가돼 55명으로 집계됐다고 현지 매체 NHK가 보도했다. 이날 확진자 증가폭은 집단 발병이 발생한 크루즈선 사례를 제외하고 최대치를 기록했다.

감염 경로별로는 △국내 감염 및 중국·유럽 등 해외 유입 1293명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 712명 △일본 정부 전세기 이용 14명 등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 보면 △도쿄 212명 △홋카이도 167명 △아이치 154명 △오사카 149명 순이다. 도쿄는 일본의 47개 광역자치단체 중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 됐다.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지사는 25일 방송으로 중계된 긴급 기자회견에서 "도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새 41명 추가됐다"고 밝혔다. 도쿄 내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23일 16명, 24일 17명이었는데 이날 2배 넘게 급증한 것이다.

고이케 지사는 도쿄의 현 상황에 대해 "감염자의 폭발적 증가가 우려되는 중대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그는 이틀 전 도쿄 내 코로나19 환자 폭증으로 도시 봉쇄 등 강력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현지 전문가들 역시 도쿄의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고 풀이하고 있다.

하마다 아쓰오 도쿄의과대 교수는 "도쿄에서 최근 3일 동안 70명 이상의 감염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면서, 고이케 지사의 '중대 국면' 언급에 대해 "확실히 지금까지와는 (국면이) 달라졌다는 인식과 강한 위기감이 느껴진다"고 NHK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다케다 가즈히로 도호대 교수는 "다음 주와 그 다음 주에 (코로나19의) 폭발적 확산세가 나타나 이탈리아와 프랑스 같은 상황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매우 위험한 상황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도쿄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급증한 것은 지난 주말 벚꽃이 만개하면서 도쿄 우에노공원 일대 등을 찾는 상춘객도 늘어나는 등 코로나19에 대한 경계가 약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일본 외무성은 이날 전 세계에 대해 위험 수준을 '레벨1'에서 '레벨2'로 상향 조정, 국민에게 외국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이전까지는 중국 일부 지역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 '레벨3'를 적용했고 이 외 지역에 대해선 '레벨1'을 유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