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유엔(UN)이 세계 최빈국과 취약계층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20억달러(약 2조4620억원) 규모의 기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5일(이하 현지 시간) "코로나19가 모든 인류를 위협하고 있고, 우리는 코로나19와 싸워야 한다"면서 '인도주의 대응 계획'을 공식화했다.
세계 각국의 참여를 통해 2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최빈국들의 코로나19 대응책과 여성·어린이·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 대상 코로나19 진단 검사 및 치료에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에 따르면, 조성된 기금은 인도주의 기관들이나 비정부기구(NGO) 등이 코로나19 관련 의료 장비를 갖추는 데 쓰인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는 기본적인 인류 연대의 문제"라고 강조하는 한편, "최악의 상황은 선진국에서 코로나19를 진압할 때 개도국에선 바이러스가 들불처럼 퍼지는 것"이라면서 "(이럴 경우) 수백만 명이 희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2조달러 규모의 슈퍼 경기부양책을 거론하면서 "(유엔이 계획한 기금의 액수인 20억달러는) 망망대해의 한 방울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앞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에게 "코로나19에 대응할 수조 달러 규모의 '전시 계획'을 세워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그는 오는 26일 열리는 G20 화상 정상회의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인도주의 대응 계획'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관장한다. 마크 로콕 OCHA 사무국장에 따르면 유엔 비상구호기금 중 6000만달러가 일종의 시드 머니로서 코로나19 대응 자금에 투입된다.
로콕 사무국장은 "부르키나파소·콩고·에티오피아·시리아 등에서 첫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다"면서 "(이 나라들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은 파국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세계 각국 정부가 정치·재정적으로 '인도주의 대응 계획'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기존의 다른 인도주의 기금에서 (코로나19 대응) 자금을 전용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