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인도 뭄바이의 한 기차역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AP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남아시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조처로 봉쇄령에 가세하면서 인구 20억명의 발이 묶였다. 인구 13억5000만명의 인도는 국가 전체에 봉쇄령을 발효했고, 인구 2억명의 파키스탄도 전체 국민의 80%에 해당하는 약 1억6천만명이 밀집한 펀자브주와 신드주에 대해 봉쇄 조치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4일(이하 현지 시간) TV 연설에서 "24일 자정을 기해 전국에 21일 동안 봉쇄령을 발효한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한다"면서 "앞으로 21일 간 (코로나19에) 잘 대응하지 못한다면 21년 뒤로 후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봉쇄 기간엔 제발 집에 있으라"며 "밖에 나오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갖고 들어가게 된다"고 재차 호소했다.

앞서 인도 각 지방 정부는 전날 밤 전국 30개 주와 연방 직할지, 606개 지구에 봉쇄령을 내렸다. 같은 날 오전까지만 해도 봉쇄 조치된 지구는 약 80개에 불과했으나 하루 만에 전역 대부분으로 확대됐다. 이어 다음날부터는 모디 총리의 발표에 따라 아예 전국 봉쇄령이 공식적으로 시행된 것이다.

델리를 비롯해 상당수 주들이 지역 경계를 폐쇄했고, 이에 따라 다른 주와의 인적 교류 역시 통제됐다.

24일 인도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전날보다 약 130명 늘어 519명, 사망자는 9명으로 집계됐다.

네팔 정부도 같은 날 오전 6시를 기점으로 31일까지 국가 봉쇄령을 발동했다.

봉쇄 조치된 지역에서는 지하철·장거리 버스·열차 등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되고, 학교와 종교시설을 비롯해 각종 사업장까지 모두 문을 닫는다. 해당 지역 주민들도 생필품 구매와 병원 방문 등 급한 목적이 아닐 시 대부분의 외출이 제한된다.

지난 주말 60시간 동안 통행금지령을 시행한 스리랑카는 해당 조치를 연장했다. 당국 정부는 국민들의 생필품 조달을 감안해 지난 24일 잠시 제한을 해제했다가 다시 통행금지령을 발동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금지령은 오는 27일 오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26일부터 내달 4일까지를 공휴일로 지정, 국민에게 생필품 구매 등 긴급한 상황이 아니면 자택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파키스탄은 코로나19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3일 군 병력까지 동원,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비롯한 전국에 배치했다.

방글라데시에서도 군 병력을 24일부터 투입키로 결정했다고 현지 매체인 다카트리뷴이 보도했다. 군은 물자 공급과 치안 유지를 비롯해 여러 코로나19 방역 작업을 지원한다.

남아시아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파키스탄이다. 바이러스가 한창 창궐 중인 인접국 이란으로 순례를 떠난 국민들이 대거 귀국하며서 확진자가 급증했다. 24일 기준 감염자 수는 하루새 약 80명이 늘어나 958명으로 집계됐다.

그 외 국가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스리랑카 102명 △아프가니스탄 42명 △방글라데시 39명 △몰디브 13명 △네팔 2명 △부탄 2명 등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