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코노믹리뷰 DB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유럽과 북미의 주요국들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제한, 국경봉쇄 등 고강도 대책을 내놓고 있다. 반면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중국은 한바탕을 홍역을 치른 뒤 종식단계에 접어든 모양새다. 그동안 피해가 가장 컸던 중국 후베이성과 우한시에 대한 봉쇄령도 약 두 달 만에 해제하기로 했다. 중국은 풀고 유럽·북미는 닫는 등 각 지역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24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4월 8일 우한지역의 봉쇄 조치를 해제하고, 후베이성의 그 외 지역은 25일 0시를 기준으로 주민들의 왕래가 가능토록 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1월 23일 봉쇄가 시작된 지 두 달 보름만이다.

이런 당국의 조치는 최근 중국 본토 내 신규 확진자가 확연히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1주일 동안 중국 본토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지난 20일 ‘0’ 명을 기록한 이후 22일 1명, 24일 4명 발생하는 등 10명 아래로 확인됐다.

반면,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유럽과 북미, 남아시아 국가들은 봉쇄 조치를 더 강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유럽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이탈리아는 3월 10일부터 전국 이동제한령을 내렸다. 이 제한령에 따르면 국민들은 식료품·의약품 구매나 출퇴근과 같은 업무상 등의 사유를 제외하곤 일체 거주지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동제한령 외에 전국 모든 학교 휴교령, 식당·술집 등의 비필수 영업점 폐쇄, 국가 기간·전략 산업 외 사업장 가동 중단 등의 고강도 제한 조처를 발효한 상태다.

스페인과 프랑스도 연이어 이동 제한 조치를 발효했다.

스페인은 지난 14일부터 2주간의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이다. 이에 출퇴근과 약국 방문 등을 제외하고 모든 국민들에 대해 집에 머물도록 권고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23일 기자회견에서 이동 제한 조치를 4월 11일까지 연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지난 22일 한 달간 항로와 해로를 통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막기로 했다.

프랑스 역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16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전 국민에게 향후 15일간 이동 금지령을 내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 중이다”면서 “전 국민은 필수적인 사유가 아니면 이동을 금하고 자택에 머물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필수적인 사유인 생필품이나 의약품을 구하거나,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직장의 출퇴근 목적 등에 한정해서만 외출할 수 있다.

미국 역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각 주 정부들이 연이어 외출금지령을 내렸다. 미국 CNN은 최소 13개 주와 13개 지방단체가 외출금지령을 내렸다며, 미국인 1억4452만명, 전체 인구의 44% 자가격리 될 것으로 전망했다.

CNN은 이어 최소 3개주와 8개 도시도 이번 주 후반 외출금지령을 발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렇게 되면 미국 인구의 49%가 자가격리 될 것이라 전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위축된 미국 경제활동이 부활절(4월 12일)까지 재개되길 원한다고 밝혀 전국 봉쇄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으며, 이날 인터뷰에 함께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또한 전국적인 봉쇄는 검토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3억 인구를 가진 인도도 지난 24일 전국 봉쇄령을 발표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밤 TV 연설을 통해 "오늘 자정부터 21일 동안 전국에 봉쇄령을 발효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19와 싸우려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가 앞으로 21일간 잘 대응하지 못하면 21년 뒤로 후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 주변국인 네팔 또한 국가 봉쇄령을 내렸고, 스리랑카는 통행금지령을 발동했다. 남아시아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파키스탄도 인구가 가장 많은 주인 펀자브주와 신드주(이상 약 1억6000만명)에 봉쇄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중국을 넘고. WHO가 미국이 새로운 코로나19의 새 진원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등 코로나19 피해 중심지가 기존의 중국에서 유럽·미국·남아시아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들 국가의 코로나19 진정시기가 최근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국내 증권시장의 턴어라운드 관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