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의 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돌보고 있다. 사진=AP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이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약 2000명에 육박했다.

이란 보건당국은 24일(현지 시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1762명 늘어 2만4811명, 사망자는 122명 증가해 1934명, 완치자는 총 893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첫 발병 사례가 보고된 지난달 19일 이후 또다시 최다를 기록했고, 일일 사망자 증가폭은 4일 연속 120명 이상이다. 치명률은 7.8%, 완치율은 36.0%로 추산된다. 이란의 완치자 수는 중국에 이어 세계 2번째로 많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넷째 아들 메이삼의 장모도 코로나19에 감염돼 테헤란의 병원에서 치료 받다가 지난 22일 사망했다.

이란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 통제 및 모임 최소화 등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지난 23일 수백여명의 인파가 혁명수비대 사령관 호세인 아사돌라히의 장례식을 위해 테헤란 도심에 모여 논란이 일었다.

보건당국 대변인인 키아누시 자한푸르는 SNS에 추모객 수백명이 운집한 해당 장례식의 사진을 올리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란 정부 인사가 '순교자'로 추앙되는 혁명수비대 전사자의 장례식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현재 이란의 코로나19 위기가 그만큼 급박하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국경 없는 의사회가 지난 23일 이란 중부 도시 이스파한에 병상 50개를 갖춘 이동 진료소를 설치하기 위해 전문 인력 9명과 시설 장비들을 긴급히 보냈으나, 이란 정부가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란 보건당국의 알리레자 바하브자데 자문역은 "현재 야전 병원과 병상이 충분하기 때문에 외부의 지원이 필요 없다"면서 "그 단체(국경 없는 의사회)의 지원 물품은 우리에게 없거나 (미국의) 제재로 수입할 수 없는 품목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