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코노믹리뷰DB

[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들이 주식을 대거 팔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이를 사들이는 양상을 나타냈다. 단기간에 급속도로 주가가 빠지자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개인들이 무리한 매수로 결국 큰 손실을 안고, 외국인들의 이득에 이용당하진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 같은 시장의 시각은 '선입견'이라고. 실제 지난 24일부터 코스피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단기적이지만 손실이 아닌 이익을 보고 있다.

즉 개인 투자자들의 선택이 딱히 틀리지 않았으며, 똑똑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따라서 급하지 않은 자금을 1년 정도 묵혀둘 생각으로 분할 매수하는 것이 현재 시점에서 취할 전략이라고 추천했다. 이에 저점매수를 노리고 주식 시장에 지금 뛰어들었으나 강한 불확실성에 떨고 있었다면, 어느 정도 안심을 해도 될 전망이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판 이유는

지난 23일까지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 그러나 반대로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급락과 함께 이들 주식의 주가가 떨어지니 매수를 하기 시작했다. 이에 과연 잘 한 투자인가 의문을 품는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 본부장은 "먼저 외국인이 삼성전자 등의 주식을 왜 팔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알아야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에 대해 판단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용택 본부장은 "외국인이 삼성전자의 주식을 판 것은 삼성전자의 펀더멘탈 때문이 아닌 유동성 확보 때문"이라며 "잘 팔리는 순으로 매도를 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바라보는 한국에 대한 시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며 "외국인의 경우 돈이 급하기 때문에 이를 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 투자자들이 보는 한국의 시각도 다르지 않다"며 "외국인들의 매도에 의해 개인의 경우 투자할 수 있는 가격대라는 판단으로 이를 매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삼성전자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 외국인들의 사정에 의해 이 같은 매도가 일어났고, 국내 투자자들은 현재를 저점 매수 시기라고 판단해 투자를 한 것이란 설명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요즘은 똑똑하다"며 "움직임도 자유로워 무조건 손실을 입는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4일 시장 상황을 예로 들며 "외국인들이 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그 동안 사들였던 개인은 이를 통해 각각 10%, 12%의 수익을 봤다"고 말했다.

실제 24일에는 그 동안 일어났던 시장 상황이 반대로 벌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팔았고, 외국인은 오히려 샀기 때문이다.

정용택 본부장은 "지난 23일 연준의 유동성 보강 발표에 따라 외국인들은 유동성을 만들 필요가 없어져 국내 주식을 다시 산 것"이라며 "개인의 경우엔 반등에 의해 팔았거나 굉장한 단기 투자 수익을 위해 팔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외국인들이 판 것을 개인이 사서 손실을 입는단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는 기우라는 설명이다. 이재만 팀장도 이 같은 우려는 데이터로 증명된 적이 없기 때문에 '선입견'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저점 매수 시기 맞을까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지금을 저점 매수 시기라고 여겨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큰 불확실성에 두려움은 어쩔 수 없다. 다시 폭락할지, 아니면 이제부턴 계속 오르는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총괄은 "주식 시장이 바닥을 봤다고 본다"며 "올라가는 속도와 강도의 문제는 있겠지만, 코스피가 1400중반을 찍었던 것은 '의미있는 저점'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24일 외국인들이 판매한 규모는 800억원 정도"라며 "최근 판 규모 중 가작 작고, 현재의 추이를 따졌을 때 매도는 거의 끝났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24일부턴 외국인이 다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식을 많이 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상영 팀장은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경우 또 폭락할 수 있어 정확한 저점 매수 시기를 말할순 없지만 개인적으로 지난 23일 4만2500원이 저점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장 또 무너질 가능성은

그러나 현재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너무 커 더 하락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단 의견이 나온다.

이재만 팀장은 "삼성전자를 예로 들면 대략적으로 10%정도 더 하락할 수있다"며 "이를 지수로 대입하면 대략 1400~1350정도로 계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용택 본부장도 "삼성전자의 저점이 우리 시장의 저점일 것"이라며 "미국 시장의 코로나 모멘텀과 같이 저점 매수 시기가 또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시점을 정확히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신용투자나 단기매매, 조급한 레버리지 투자 등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을 알파벳 U자로 본다는 정용택 본부장은 "삼성전자의 주식이 3만원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알파벳 U자의 오목하게 휘어가는 부분을 지나지 않았나 싶다"고 추정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 총괄 팀장은 "코로나와 신용 위험 등의 사태를 봐야 좀 더 하락할지, 브이자 반등이 있을 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위력이 큰 만큼 만일 주가가 3만원대까지 빠진다면 나라 경제를 걱정할 투자자들은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정용택 본부장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처럼 폭락한다해도 나라 경제와 바로 연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6만원에서 3만원까지 가는 동안 펀더멘털이 망가졌다면 경기에 문제가 되겠지만, 일시적인 요인인 수급 요인 등에 의해 주가가 내려간 것이라면 경제랑 연결 지어 해석하는 것은 무리기 때문이다.

현재 시점에 맞는 투자 전략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큰 요즘 같은 주식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가져야 할까?

전문가들은 1년 이상 묶어둘 생각으로 분할 매수 할 것을 추천한다.

이진우 팀장은 "지금 매수하는 것과 관련해 위험한 투자라고 볼 수만은 없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분할 매수하는 것은 괜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와 자동차 종목의 주력 사업들이 작년에 비해 올해 더 성과를 낼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식을 조금씩 사야할 타이밍은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자동차의 경우 오는 5월 이상으로 현재의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타격이 심해질 것으로 봐야한다며 5월 이전에 자동차 생산 가동율이 얼마나 빨리 복원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즉 길게 보면 회복될 것이지만 어느 한 시점을 잡아서 투자하긴 어려워 분할 매수가 답이라는 게 이진우 팀장의 의견이다.

또 이진우 팀장은 "신용리스크나 불안 위험이 없는 기초체력이 강한 대형주 위주로 사야 한다"며 "내수의 경우 돌아가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고, 반도체 등은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분야는 더 빠르게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만 팀장도 삼성전자의 경우 이익가치와 장부가치 등이 있기 때문에 극심한 저가로 주가가 떨어진다해도 얼마나 보유할 수 있는지, 1년 이상 보유할 수 있는지 등을 따져 투자하면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1년 후 현재보다 가치가 높을 것인지를 따져보면 된다"며 "투자 기간을 3개월 정도로 짧게 잡는 것은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박소연 총괄은 "배당 투자가 유행하고 있다"며 "우량주들이 많이 떨어졌으나, 밸류에이션은 쌓았으니, 배당 추진 등에 맞춰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