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 부문 사업에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와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의 차기작 출시 작업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유망 사업에 도전하는 한편 기존 주력 사업의 발전도 이어가는 모습이다.

‘시리즈X’ ‘X클라우드’ 올해 모두 공개 전망

MS는 이달 중순 자사의 신작 엑스박스 ‘시리즈X’를 공개했다. 엑스박스 시리즈X는 전작인 엑스박스원보다 처리능력이 4배 향상됐으며 16GB 램과 1TB SSD 저장장치를 탑재했다. GPU 역시 강력해 초당 120프레임의 4K 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

엑스박스 시리즈X의 출시일은 올해 연말로 예정됐다. 비슷한 기간 경쟁 회사인 소니에서도 차세대 콘솔 게임 기기 플레이스테이션(PS)5를 낼 것으로 전망되 치열한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 엑스박스 시리즈X. 출처=MS

MS는 TV와 연결해 즐길 수 있는 가정용 거치형 콘솔 게임 기기 ‘엑스박스’ 시리즈를 통해 게임 사업을 이끌었다. 게임기의 발전을 이어가는 한편 MS 플랫폼에서의 유력 서드파티 개발사의 게임과 독점작 등을 유치하며 입지를 다졌다.

콘솔 게임 시장에서 엑스박스의 서열은 판매량 기준으로 3위다. 1위는 플레이스테이션이며 2위는 닌텐도다. 특히 엑스박스원은 동급 콘솔 게임기인 PS4와 판매량 격차가 2배 이상이다. 지난 14일 기준 PS4의 누적 판매량은 1억7000대, 엑스박스원은 4660만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패키지 게임 시장에서 왕좌로 군림하고 있는 소니의 자리를 쉽사리 넘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MS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적극 진출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 시장 영역에서 MS의 배경은 유리하다. MS는 글로벌 지역에 자사의 데이터센터를 두루 확보하고 있으며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를 서비스하고 있다. MS는 세계 1위 클라우드 업체 아마존에 이은 2위 사업자다. 또한 PC OS(운영체제) 윈도우를 통해 클라우드 게임 사업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부분도 강력하다.

클라우드 게임은 고속 인터넷과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게임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연산과 출력을 데이터센터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기기의 사양에 관계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PC · 스마트폰 · 태블릿 · TV 등을 넘나드는 게임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다.

5G 이동통신 상용화와 함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의 흥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며 구글, 아마존, EA, 엔비디아,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관련 사업에 뛰어든 상황이다. 

MS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X클라우드’를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선 SK텔레콤이 MS와 손을 잡고 X클라우드를 들여온다. X클라우드는 지난해 10월부터 한국 · 미국 · 영국에서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미국 IT 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X클라우드는 이달 윈도우 10에서의 서비스에 대한 테스트를 시작했다. 현재 스트리밍 품질은 720p로 제한된 상태지만 곧 1080p를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비스 시작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양한 게임 환경 조성에 방점

MS는 신규 클라우드 게임 사업에 진출하는 동시에 기존의 가정용 콘솔 사업에 대한 투자 또한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는 신규 유저를 끌어들이는 한편 기존의 충성도 높은 엑스박스 유저들까지 끌고 가려는 전략으로 파악된다.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이제 막 상용화를 시작하려는 초기 단계인 만큼 기존의 게임 환경을 한번에 대체하긴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5G 상용화와 함께 게임 서비스 속도에 획기적인 발전을 이뤘다고 하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안정적인 게임 라인업이 확보되려면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찍이 존재했던 소니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PS나우’의 파급력이 미미했던 것도 라인업 확보 부족과 연관성이 있다.

통신 속도의 기술적인 한계도 여전히 지적된다. 찰나의 반응속도가 중요한 게임의 경우는 5G 이동 통신으로도 플레이에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원활히 도입될 수 있는 장르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MS는 클라우드 게임과 기존의 거치용 콘솔 게임의 장단점을 서로 상호 보완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게임의 경우 콘솔 게임기를 사지 않아도 즐길 수 있어 신규 유저의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고 일정한 구독료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제공해 라이트 유저들의 진입을 유도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 클라우드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MS가 궁극적으로 강조하는 건 다양한 게임 환경이다. 크로스 플레이와 클라우드 게임이 활약할 수 있는 지점이다. 

필 스펜서 MS 게임 부문 부사장은 지난달 열린 AIAS(Academy of Interactive Arts & Sciences)에서 진행한 Game Maker 's Notebook 팟 캐스트에 출현해 미래 게임 시장이 콘솔 경쟁에서 클라우드 경쟁으로 바뀔 것 같냐는 질문에 “아니길 바란다”면서 “개인적으로 앞으로 10년은 더 TV 연결을 통한 게임을 즐길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스펜서 부사장은 “여전히 콘솔 게임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은 TV로 게임을 다운로드 받아 즐기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늘 TV가 곁에 있는 건 아니다. 이 지점이 우리가 클라우드 게임에 투자를 하는 이유”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