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000억달러 찍어 회사채 등 매입

학자금 대출·車 할부·신용카드 대출 채권도 매입

연준 발표 불구, 美증시 하락 출발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국채와 모기지 채권을 무제한 매입하는 등 전방위적 추가 부양책을 내놓았다.

23일(현지시간) 연준은 이날 개장 전 발표한 성명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는 거대한 고난"이라면서 "시장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필요한 금액(in the amounts needed)만큼 자산 매입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 외에도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사실상 무제한 달러를 풀겠다는 의미다. 연준은 3000억달러(약 380조원) 한도에서 기업과 가계를 지원하는 새 대책도 내놨다.

이는 지난 주 15일 연준이 긴급 발표를 통해 기준금리인 연방 기금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25%로 전격 인하하고, 7000억달러(약 843조 5000억원) 규모 미국 국채 5000억 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2000억달러어치를 각각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로 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연준은 또 회사채 시장 관련 두 개의 지원 기구 설립을 발표했다. 기업 유동성 지원을 위해 회사채 시장에도 개입하겠다는 선포로 연준이 회사채 매입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밖에 금융위기 당시 사용한 '자산담보부증권 대출창구(TALF)'도 출범시켰다. 학자금 대출과 자동차 할부금융, 신용카드 대출 등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자산담보부증권(ABS)을 가진 회사를 지원하는 대출 프로그램이다.

연준은 또 중소기업 대출 지원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도 곧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파월 의장은 그간 양적 완화(QE)라는 단어 사용을 기피해왔지만 중국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무제한 QE를 꺼내들었다.

미국 CNBC는 이날 연준 기습 발표를 두고 '돈 찍어내기'(money printing) 새 국면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연준의 이 같은 조치는 2008~2009년 미국 발 금융 위기 당시 밴 버닝키 연준 의장이 했던 ‘헬리콥터 머니’ 조치를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연준이 사들이려는 자산 규모에 사실상 제한을 두지 않는 파격적 조치”라고 보도했다.

이날 연준의 기습 발표는 앞서 상원에서 연방정부가 마련한 국민기본소득 등 4조 달러 규모 코로나 재정이 부결되고, 코로나 판데믹 사태에 따른 항공·관광업계 발 일자리 대란 우려 속 실업률 폭등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긴급대책이다.

연준의 조치로 개장 전 거래에서 주요 주가지수 선물이 일시적으로 반등하기도 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연준의 무제한 양적완화 등 공격적인 추가 부양책에도 하락세로 출발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3분(현지시간) 기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7.96포인트(2.13%) 하락한 1만8766.02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4.58포인트(1.93%) 하락한 2,260.3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9.85포인트(0.58%) 내린 6,839.67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