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지방 광역시 부동산 시장이 다시 휘청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2월 이후 올해 2월까지 지방 광역시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다소 증가했지만,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 중반까지 아파트 거래량은 모든 광역시에서 감소했다. 특히 부산과 울산 등에서는 9억원 이하의 아파트 거래량도 빠르게 줄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연이은 부동산 규제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 19)로 인한 광역시 부동산 시장의 심리 위축이 거래량 감소로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지방 5개 광역시(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의 전체 주택 매매거래량은 2만129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1만10건보다 112.7%나 상승했다. 개별 광역시들의 주택 매매거래량 역시 같은 기간 모두 증가했다. 부산의 올해 2월 매매거래량은 6560건으로 전년 동월의 2794건보다 134.8% 늘었다.

대구 역시 같은 기간 123.2%, 대전은 121.6% 주택 거래량이 증가했고 울산의 경우 지난해 2월 905건에서 올해 2월에는 2272건으로 151%나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광역시의 전반적인 주택 거래량이 늘어난 이유로 지난해 대·대·광 등으로 대표되는 일부 광역시의 시장 호조와 부산 등의 일부지역의 조정지역 해제, 울산 지역의 경기 회복에 기대감으로 기저 효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출처=국토교통부

규제發 거래 감소, 코로나로 부산·대구는 조정국면

올해 2월까지 1년간 거래량이 증가한 지방 광역시 시장은 그러나 지난해 시작된 규제와 올해 코로나 창궐 등의 영향으로 다시 조정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실수요자 중심의 9억원 이하 아파트의 거래량은 5개 지방 광역시가 모두 감소했다.

지난 11월 동래·수영·해운대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거래량이 상승했던 부산이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의 통계를 보면 올해 2월 부산시의 주택 거래량은 5개 지방 광역시 중 유일하게 지난달보다 줄어 12% 감소했다.  9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12.16 대책 이후 3개월간 1만537건을 기록해 12.16 대책 이전 3개월간의 거래량인 1만5379건보다 31.5%나 감소했다. 

부산 수영구의 한 부동산 업자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한 달 사이에 부산 일대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가격 상승이 이어졌지만 올해 초부터 그런 기세가 꺾인 것은 사실이다. 전화도 줄었지만 찾아오는 고객이 특히 줄었다”고 말했다.

이미윤 KB 금융그룹 전문위원은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급등한 가격에 조정이 온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문위원은 “조정지역 해제로 인한 가격 상승 기대감에 매매가격 등이 빠르게 과열됐지만, 규제 영향과 코로나 등으로 3월 중순부터 다시 빠르게 조정국면에 들어갔다. 3월 중순 이후부터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에서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면서 거래량도 차츰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출처=KB리브온

울산 역시 지난해 시장의 기저 효과와 계절적 요인 등으로 지방 광역시 중 부산에 이어서 두 번째로 9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거래량의 감소폭이 컸다. 울산의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올해 3월 15일까지의 9억워 이하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4130건을 기록해 12.16 대책 직전 3개월간의 거래량보다 29.1% 감소했다. 다만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2월의 주택 전체 거래량은 지난달에 비해 3.4% 상승해 지난해 3월 이후 계속해서 거래량 자체는 증가하고 있다.

울산 남구의 부동산 업자는 “조선업이 다시 회복되는 조짐을 보여주면서 아파트의 거래량과 호가는 계속해서 상승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해당업자는 다만 지난해 상반기 거래량과 매매가격이 저점을 찍은 데서 오는 기저효과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해당업자는 “3년간 거래가 안될 때는 1년에 한 두건이 거래되다가 10월 이후로 한 달에 두 세건 거래되면서 많아 보이는 것 일뿐 절대적인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남구 일대의 다른 중개업자는 그나마 회복을 보인 거래도 지난달 말부터 3월초까지 코로나 여파로 거래가 거의 끊겼다가 3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다시 조금씩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균표 KB 리브온 수석차장은 “울산은 조선업 회복과 유동인구 증가로 부동산 시장에서 반등지표를 보였다. 겨울철이라는 산업적인 비수기와 조선업 수주량 한계, 젊은 세대의 인구 유출로 지속적인 거래량 유지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조를 이어가던 대전 부동산 시장도 외부 투자자가 줄어들면서 지난해와 비교할 때 거래량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이미윤 KB 금융그룹 전문위원은 지적했다. KB 리브온에 따르면 대전의  9억원 이하의 부동산 매매거래 건수는 12.16 대책 직전 3개월간 9864건을 나타냈지만 대책 이후에는 7811건을 기록해 20.8% 가량 거래량이 감소했다. 대전 지역의 주택 거래량은 1월 3858건에서 지난 달 4099건으로 6.2% 증가했다.

대전 유성구의 한 중개업자는 코로나 여파보다 외부 투자자들이 빠진 것이 현재 대전 부동산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해당 업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외부 투자자들이 빠지면서 일부 지역은 일주일에 한, 두건 정도나 거래되는 실정이다. 코로나 영향과 함께, 대전 집값이 고가라고 생각한 외부 투자자들이 대전에서 빠지기 시작한 영향이 더 큰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이미윤 전문위원은 “대전 등에 몰렸던 외지인 거래가 줄고 외부 수요도 다시 세종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점과 코로나 여파 등의 문제가 종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 범어역 인근 전경. 출처=네이버 거리뷰

대구의 경우 코로나19 여파의 직격에서 벗어나지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해당 지역의 중개업자들은 말하고 있다. 수성구 등의 지역에서 거래가 이어지긴 하지만 그 외 다른 지역의 경우 부동산 거래 자체가 급감했다는 반응이다. 올해 2월 대구의 전체 주택 거래량은 5346건으로 지난달의 4859건에 비해서 10% 증가했지만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량은 12.16 대책 이후 3개월의 거래량이 대책 이전 3개월간의 거래량보다 16.9% 감소했다.

대구의 수성구의 한 부동산 업자는 “수성구 일부 지역에서만 거래가 되는 정도지 원래 코로나 이전부터 거래가 잘 안되는 지역은 현재 문의나 거래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수성구의 경우 외부에서 찾는 문의도 아직은 있다. 하지만 코로나 영향이 심각해 수성구 등도 거래 등에서 타격을 입기 시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윤 전문위원은 “지방의 경우 코로나 등이 거래량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수 있다. 이미 현장의 동향 체크나 거래량 조사 등에서 매도인들이 집을 보여주지 않거나 대면 거래 등을 꺼리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런 점이 규제로 인한 시장 위축과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