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제너시스BBQ는 프랜차이즈 치킨업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업체로 꼽힌다. 치킨 프랜차이즈 최초의 '치킨연구소(치킨대학)' 설립, 올리브오일 치킨의 대 히트, BBQ카페 설립 등을 통해 치킨 업계에 혁명을 가져왔다. 

그러나 최근 5년 사이 치킨 프랜차이즈의 판도는 무서운 속도로 변했다. BBQ의 성장이 정체됐고, 그 사이 교촌치킨이 프랜차이즈 매출 1위에 올랐다. 계열사였던 bhc 역시 2016년 이후 업계 2위 자리를 고수하는 중이다. 

지난 2004년 이후 상당기간 동안 BBQ는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하며 독주했지만 예전의 명성을 잇지 못하고 있는 상황. 무리한 사업 확장과 계열사 매각, 오너리스크가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 자본잠식에도 임직원은 특혜…127억원 임직원 대출

23일 전자공시를 통해 본 BBQ의 모회사 '제너시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자본잠식, 고금리 교환사채 등 재무 이슈에도 불구하고 임직원에게 회사 자금을 대여하는 '임원 자금거래대여'는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 공시된 3년(2016~2018년 감사보고서)간 자료에 따르면 제너시스는 2016년 127억원, 2018년 4억1948만원의 회삿돈을 임직원에게 대여했다. 이중 약 47억원은 돌려 받았지만 아직 84억여원의 미수금이 남은 상태다.

이같은 방식은 대체로 내부 거래가 투명하지 않은 중소기업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회사 자금을 지분을 가진 임원에게 대출해주고, 이를 사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낮은 이자 혹은 무이자로 회삿돈을 대출하기 때문에 회사의 부담은 크고, 돈을 이용하는 사람은 부담이 적다. 

문제는 이같은 금전 거래가 발생한 시점이다. 비비큐는 2016년 교환사채를 발행하면서 투자자들에게 고금리의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총 600억원의 교환사채를 발행했고, 2021년 상반기까지 비비큐가 상장되지 않을 때 원금의 10%~15%를 더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이 당시 외부 투자자들에게 고금리를 약속하며 자금을 모았고, 이 중 상당 금액이 임직원 대여비로 사용됐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무리한 해외사업 확장으로 차입금 비중이 높아졌고, 계열사 bhc 매각 이후 더 이상 매각 대상에 올릴 계열사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금은 쉽게 대여됐다.

◆ 끊이지 않는 오너·갑질 이슈

오너가 명확한 프랜차이즈기업의 경우 오너의 갑질 의혹에 적잖은 피해가 양산되기도 한다. BBQ 역시 폭언·욕설 의혹, 자녀 유학비 업무상 횡령 등의 사유로 윤홍근 회장이 구설에 올랐다. 폭언·욕설 의혹은 무혐의로 마무리됐지만 BBQ 미국 법인의 회삿돈 17억원을 유학 중인 자녀 학비로 이용한 횡령 수사는 아직 진행중이다.

이 사이 BBQ의 영업이익은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2015년 138억원, 2016년 191억원원, 2017년 204억원으로 성장 추세를 기록했지만 2018년 영업이익은 182억원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감소하는 영업이익을 가맹점주의 지갑에서 충당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점포의 인테리어 비용을 가맹점주에게 떠넘긴 이력이 공정위의 제재를 받았고, 이후 지난해 3월 과징금 부과 판결이 내려졌다. 이외에도 올리브유 통행세, 생닭 1마리당 300원 광고요금 부과 등 다양한 방식의 요금 부과가 이뤄졌다. 

이 결과 '신규 가맹점' 수와 '계약해지 매장'이 동시에 늘어나는 상황에 직면했다. 2017~2019년까지 3년간 BBQ의 신규 가맹점수는 276개로 BHC(135개), 교촌치킨(32개)을 크게 웃돌았지만 3년간 계약해지는 184건을 기록, 순증한 매장 수는 9개에 그쳤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악재 이후 본사의 정책은 BBQ패밀리(가맹점)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으로 변하고 있는 중"이라며 "가맹점주들과의 신뢰를 쌓기 위해 패밀리 매출을 늘리고, 창업에 대한 부담을 최대한 낮춰주는 방식을 통해 꾸준히 성장할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