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최근 외국인들이 단가가 비싼 주식을 팔고 싼 것을 사면서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여진다. 외국인들이 보유한 시가총액이 한 달 새 거의 반이나 줄었지만 전체 시총도 비슷하게 빠졌다. 게다가 외국인들이 보유한 주식 수는 거의 줄지 않았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등의 주식을 많이 팔았음에도 그들이 보유한 주식 지분율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 데이터=한국거래소

한 달 새 외국인들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 총액은 41.36%나 줄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으로 외국인들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 총액은 428조6046억원이다. 이를 한 달 전인 지난 2월 20일과 비교하면 605조8750억원으로 무려 한 달 새 41.36%나 빠졌다.

지난 20일 코스피가 1566.15까지 무너졌지만 한 달 전인 2월 20일에는 2195.50이었다.

코스피가 올해 고점인 2267.25를 찍었던 1월 22일과 비교해 보면 당시 외국인들이 보유한 시가 총액은 623조4729억원으로 총 45.47% 떨어졌다.

▲ 데이터=한국거래소

반면 떨어진 시총에 비해 외국인들이 보유한 주식 수는 얼마 줄지 않았다.

외국인들이 보유한 주식 수를 살펴보면 지난 20일 기준 137억8643만주다. 코스피가 고점을 찍은 1월 22일에는 외국인들이 보유한 주식 수가 140억3741만주였다. 올해 고점 대비 1.82%밖에 주식 수가 줄지 않은 것이다.

이를 한 달 전인 2월 20일과 비교해보면 외국인들이 보유한 주식 수는 139억7914만주로 한 달 새 1.40%밖에 줄지 않았다.

즉 외국인들이 보유한 주식 수, 지분율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이에 노동길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지분율 비중에 큰 차이가 없는 것은 외국인들이 단가가 비싼 주식을 주로 팔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의 주식을 많이 팔았는데 액면가와 비교하면 단가가 비싼 주식"이라며 "금융주의 경우 액면가까지 내려간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즉 외국인들이 보유한 주식의 수보단 시가 총액이 중요하다는 게 노 연구원의 분석이다.

시가 총액만을 들여다보면 외국인들이 보유한 비중 외에 전체 시총도 많이 빠졌다. 외국인들의 시총 증감율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지난 20일 기준 전체 시총은 1230조7016억원이다. 한 달 전인 지난 2월 20일 1730조9201억원 대비 40.64% 떨어졌다. 코스피가 고점을 찍었던 1월 22일 1780조9118억원 대비해서는 44.71% 빠졌다.

외국인들의 보유 시총과 전체 시총이 함께 빠진 것이다.

이에 대해 노동길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주식을 많이 팔면서 장을 끌어내렸기 때문"이라며 "외국인들이 금융위기 때보다 짧은 시간 내에 많이 팔았으나, 지분율이 그대로면서 전체 시총이 같이 내려간 것은 외국인이 지수를 끌어내린 주범이라고 해석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