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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험업계 '사면초가', 돌파구가 없다변액보험 자산 손실‧이차역마진 리스크 증가‧보험해지 증가
설계사 영업위축‧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신용등급 하락 등
▲ 출처=이코노믹리뷰DB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나비효과에 수익성 비상이 걸린 보험업계가 첩첩산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증시폭락은 변액보험에 큰 손실을 일으켰으며, 제로금리시대가 도래하면서 보험사들의 역마진 우려도 급증하고 있다.

불황에 보험해지율도 늘고 있으며, 대면영업 기피현상에 설계사 채널 영업위축도 커지고 있다.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 이용이 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증가했다. 연이은 악재에 보험사 신용등급도 잇달아 하락 조정되고 있다. 과거 연쇄 도산을 겪었던 일본 보험산업이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변액보험 펀드 총 자산은 지난 20일 종가 기준 89조6079억원으로 지난 10일 100조7428억원 대비 11.0% 줄어 들었다. 열흘만에 11조 이상의 변액보험 자산이 증발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증시폭락이 이어지면서 변액보험 수익률도 급감한 탓이다.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그 운용 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투자 성과를 나눠 주는 상품으로 증시에 큰 영향을 받는다. 실제로 지난 19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8.39% 급락하며 1500선이 깨지기도 했다.

초저금리시대에 이 같은 변액보험 자산의 손실은 보험사들에게 더 큰 타격으로 돌아온다. 보험사들은 새로운 회계기준 대비에 저축성보험 규모를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비교적 금리에 영향을 덜 받는 변액보험으로 판매력을 강화해 실적을 올려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또 금리가 하락하면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추가 적립 규모도 확대된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제로금리시대가 도래하면서 보험사들의 이차역마진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금리가 인하하면서 보험사들의 자산운용수익률이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율 보다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생보사들의 지난해 11월 말 자산운용수익률은 3.5%로 보험료 평균 적립이율 4.25%보다 0.75%포인트 낮다. 이는 역대 최저치로 이번 금리인하 여파로 생보사들의 자산운용수익률은 더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보험해지도 늘고 있다.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상위 생명보험사 3곳과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상위 손해보험사 5곳의 지난 1~2월 장기 해약환급금은 약 4조5615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2874억원 보다 6.4% 올랐다. 장기 해약환급금은 보험 가입자가 중도에 계약을 해지 할 때 환급받는 금액이다. 코로나19 영향에 불황이 이어지자 가입자들이 원금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보험해지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보험사들의 대면영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고객들이 설계사들의 만남을 꺼리자 신계약 유치에도 지장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보험 영업에서 대면채널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90%에 달한다. 온라인을 통한 보험가입이 늘고있는 추세임에도, 여전히 설계사들을 통한 보험가입이 절대적으로 많다는 의미다. 내달 보험료 인상 이슈까지 겹쳐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보험료 인상을 미뤄달라는 설계사들의 요구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대중교통 이용량이 줄고 자가용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도 올라가고 있다. 이는 감염에 대한 우려로 외출이 줄어들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낮아질 것이란 일각의 예상에 빗나가는 결과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상위 6곳 손보사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 동월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이 기간 삼성화재의 손해율은 86.2%에서 87.2%로 1.0%포인트 증가했다.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포인트, 2.6%포인트, 2.1%포인트 올랐다.

잇단 악재에 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보험사들의 신용등급도 전망도 내려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0일 한화손해보험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보험영업 적자폭이 늘어나고 운용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수익성 부진이 지속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최근 저금리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익성 약화를 이유로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 검토대상에 올렸다.

악화일로인 국내 보험산업에 우려의 시선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고령화, 저금리 등에 따른 역마진에 2000년대 전후 연쇄 도산을 겪은 바 있다.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는 국내 보험시장이 향후 파산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원론적인 방안 외에 위기를 모면할 특별한 타개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토로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 영업력이 약화하고 있는 지금, 제로금리시대까지 불어 닥치면서 보험사들의 재정 위기는 심각해지고 있다"며 "과거 일본의 경우, 소위 살아남을 보험사들만 살아남고 다 망하는 연쇄도산을 겪은 바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원론적인 방안 말고는 특별한 타개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  kys@econovill.com  |  승인 2020.03.24  07: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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