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이가영 기자] 국제유가 하락의 막전막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아랍에미리트(UAE)의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아부다비 왕세제다. 서구 언론들은 그의 이름을 축약해 MBZ라 부르고 있으며, 그는 워싱턴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동 인사로 알려져 있다.

사실 대중에게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살만 왕세자, 즉 MBS가 잘 알려져 있으나 중동의 실질적인 최고 권력자는 MBZ라는 것이 정설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 뉴욕타임즈는 ‘가장 강력한 아랍의 통치자는 MBS가 아닌 MBZ’라는 기사를 통해 그를 재조명했다. 실제로 MBZ는 약 1도3000억원 이상의 국부펀드를 좌지우지하며 UAE 군대의 부총사령관 자리에 군림하고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MBS의 멘토가 MBZ라는 말이 나오는 대목이다. 두 사람 모두 이슬람 원리주의에서 한 발 벗어나 있으면서도 서구적 마인드로 국가 개혁을 추구하고 있으며, MBS의 이러한 정책에 큰 영향을 준 것이 바로 MBZ라는 것이 서구 외교계의 공통된 증언이다.

현재 MBZ의 UAE는 사우디와 보폭을 맞추며 증산 치킨게임에 동참하고 있다. 아람코가 10일(현지시간) 일일 산유량을 현재 970만배럴에서 1230만배럴로 늘리겠다고 발표하고 다음날 재차 1300만배럴로 올리겠다 공언한 가운데, UAE 국영석유사 아드녹의 술탄 아흐마드 알자비르 최고경영자(CEO)도 즉각 400만 배럴 증산카드를 빼들었다.

다만 MBS가 언론인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죽음에 관련되며 MBS와 MBZ의 사이가 멀어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지난 19일(현지시간) UAE 소재 5개 회사가 이란의 원유를 수입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단행하며 분위기가 심상치않게 돌아가고 있다. 일단 UAE가 사우디와 보폭을 맞추며 증산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두 실력자의 이견이 다소 분출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UAE에 대한 일부 제재를 결정하며 MBS가 전혀 새로운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