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자국 내 코로나19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음에도 미국의 지원을 거절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22일(현지시간) 국영방송에서 "미국이 '이란을 도울 코로나19 치료 장비와 약을 준비했으니 요청만 하면 우리가 돕겠다'라고 수차례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그런 제안은 매우 기이하다"면서 "자신들조차 약이 부족한 처지라고 시인했듯이, 우리를 도울 여력이 있으면 자국민에게나 먼저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의혹도 있다"라며 "사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사실이라면 제정신인 이상 어느 누가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겠는가"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란은 22일 정오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1028명 늘어 총 2만1638명, 사망자는 129명 추가돼 1685명, 완치자는 모두 7913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각각 세계에서 6번째, 3번째로 많다. 완치자는 중국 다음이다.

하루 신규 확진자는 전날 세 자릿수로 떨어졌으나 이날 다시 1000명을 넘었다. 일일 신규 사망자는 8일 연속 100명 이상씩이다. 치명률은 7.8%, 확진율은 36.6%로 추산된다.

이날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의 급증으로 부족해진 병상을 확충하기 위해 수도 테헤란에 있는 초대형 쇼핑몰인 '이란몰'의 일부가 입원시설로 임시 개조됐다. 이 입원실은 이란몰 내 4만5000㎡(약 1만4000평) 규모의 미개장 전시센터에 마련됐고, 병상 3000개를 구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