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보험을 해지하는 계약자들도 늘고 있다. 보험을 만기까지 유지하지 않고 중도 해약할 경우 손해가 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팍팍해진 살림에 보험을 깨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 1~2월 주요 보험사들의 장기 해약환급금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장기 해약환급금은 보험 가입자가 중도에 계약을 해지 할 때 환급받는 금액을 의미한다.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주요 생보사 3곳과 손보사 5곳의 지난 1~2월 장기 해약환급금은 약 4조5615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2874억원 대비 6.4% 증가했다.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한 지난달 기준 3대 생보사와 5대 손보사의 해약환급금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22.7% 늘었다.

통상 보험계약을 중도 해약하면 운영비, 해약공제비 등을 제외한 금액이 환급금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그간 불입했던 원금을 다 못받을 가능성이 크다. 경기침체가 가속화되자 팍팍해진 살림살이에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가입자들이 최후의 보루인 보험에도 손을 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해약환급금이 증가한 것이 코로나19 여파 때문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과거부터 이어지고 있는 불황과 더불어 설계사들의 승환계약(보험 갈아타기) 유도도 일부 작용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보험 계약 해지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전체 생보사 13회차 해약율은 2016년 17.6%, 2017년 18.8%, 2018년 19.3%로 점점 늘었다. 같은 기간 해약환급금도 2016년 39조3000억원,  2017년 44조2000억원, 2018년 48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생‧손보사의 누적 장기 해약환급금은 각각 24조4698억원, 11조8159억원으로 급증세를 기록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 해약율은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로, 이번에 증가한 장기 해약환급금이 꼭 코로나19의 여파라고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