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락지전(展), 민경갑 선생님과 원문자 작가

-점의 테마에는 자연 속의 노동이라는 복합적 의미가 숨어 있군요. 인간이라는 존재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출발점으로서의 노동 말입니다. 그런데 혹시 그것이 일상과 예술의 생산적 긴장을 지우고 대상을 대체한 것은 아닐까요?

예술로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저는 예전에 읽은 고흐의 말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거든요. 고흐는 미술이 자신의 일상이라고 했어요. 그 말이 두고두고 뇌리에 남아 그림 그리는 일 자체가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렸어요.

모든 것을 다 제쳐두고 그리는 작업이 가장우선이 된 삶인 거예요. 이기적이죠. 제 작업을 지지하고 도와주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조차 떠올리지 않으려고 일상의 시간을 모두 작업으로 메우려 하니까요.

▲ 2005년 김흥수 화백과 함께. 조선일보 미술관

-저마다 실존의 선택이겠죠. 삶이란 존재의 이유를 찾으려는, 혹은 존재의 변명 그 자체일 테니까요. 혹시 좋아하는 작가를 여쭈어도 될까요? 물론 존경하는 스승님과 선생님 들이 많이 계시겠지만….

콕 집어 서 누구라고 하기 보다는 대가들의 삶이나 작품에서 늘 커다란 감명을 받아요. 제가 작가가 되기까지 이끌어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하구요. 그 고마움을 갚기 위해서라도 아니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애쓰며 작업을 해야겠죠.

▲ 97×130㎝

물론 그래도 한분을 꼽으라면, 제 마음의 ‘큰 바위 얼굴’처럼 늘 저를 다잡을 힘을 주시는 권영우 선생님을 말씀드려야겠지요. 또 권 선생님과는 좀 다른 차원에서 박래현 선생님의 작업에 마음이 가요. 그것이 꼭 조형적 성취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거예요. 추상작업을 하는 여성 화가로서의 어떤 종류의 동질감 같은 것이겠죠.

제가(한국화가 송수련,한지화가 송수련,송수련 화백,宋秀璉,SONG SOO RYUN,송수련 작가,Hanji Painter SONG SOO RYUN,한지작가 송수련,종이회화 송수련,여류중견화가 송수련, KOREA PAPER ARTIST SONG SOO RYUN, KOREAN PAPER ARTIST SONG SOO RYUN) 나이가 들면서 갈수록 동질감을 느낍니다.

△글=박철화, 중앙대학교 예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