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을 넘긴 가운데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대도시에 주민들의 외출을 금지하는 자택 대피령, 사회적 거리두기 등 확산 억제 조치들이 확산되고 있다.

CNN 등은 2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가 자택 대피령을 내린 데 이어 20일(현지시간) 뉴욕주와 일리노이주, 코네티컷주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주민들을 집에 머물도록 하는 조치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CNN방송은 이날 오후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 수를 1만8170명으로 집계했다. 하루 전보다 5000여명이 증가했다. 사망자도 241명으로 증가해 17일 100명을 돌파한 지 사흘 만에 2배 이상으로 뛰었다.

이 같은 감염자 증가는 미국이 코로나19 검사 역량을 크게 확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오후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를 CNN 집계보다 약 1000명 많은 1만9101명으로 집계했다.

미국은 현재 중국과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이란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국가이지만 환자 급증세가 이어지면 다른 나라들을 따라잡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날 CNN에 따르면,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날 오후 5시부터 자택 체류 명령을 발동하겠다고 선포했다. 이 명령의 효력은 내달 7일까지 지속된다.

다만 프리츠커 주지사는 주민들이 식료품점·약국·병원·주유소를 갈 때는 외출을 허용하며 산책 등의 활동은 제한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치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출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리노이주에는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시카고가 있다.

전 주민에게 외출 금지령을 내린 캘리포니아주와 비필수 근로자들의 자가격리를 의무화한 뉴욕주보다는 다소 강도가 낮은 명령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가장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은 주가 된 뉴욕주는 이날 약 2700명의 확진자가 신규로 발생하면서 5000명을 넘어서자 모든 비필수 인력을 대상으로 자가격리 조치를 내렸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비필수 인력 100%의 자가격리와 비필수 사업장의 폐쇄를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명령에 따르지 않는 사업장에는 벌금을 부과하고 의무 휴업 조치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도 “필수적 사업장을 제외한 모든 업체들이 문을 닫도록 하는 명령을 24시간 내에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에 이어 네바다주도 봉쇄 명령을 주 전체로 확대했다. 스티브 시솔락 주지사는 “어려운 결정이지만 외출금지령을 라스베이거스에 이어 전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네드 러몬트 코네티컷 주지사는 “안전을 위해 집에 머물라”고 발표했다. 러몬트 주지사는 비(非)필수 업무 종사자들에게 재택근무 명령을 내리고, 이를 어기고 문을 연 사업체·가게는 벌금이 부과된다고 알렸다. 행정명령에는 70세 이상 고령자들의 경우 집에 머물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지 말라는 내용도 포함된다.

앞서 캘리포니아도 4000만명의 전 주민에게 외출금지령을 내렸다. 주정부가 이같은 조치를 내린 것은 캘리포니아가 처음이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밤 주민들의 건강 및 복지 보호를 이유로 꼭 필요한 경우 이외에는 집에 머물라는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이는 미국 내 다른 어떤 주에서보다 강력한 조치로, 지난 18일 17개 시와 카운티 주민 약 1000만 명에게 내린 외출금지령을 주 전체로 확대한 것이다.

미국 내에서 발이 묶인 주민은 7000여만명 가량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주별 인구를 보면 캘리포니아주가 3956만명, 뉴욕주가 1954만명, 일리노이주가 1274만명, 코네티컷주가 357만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