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 SARS-CoV-2의 전자 현미경 사진. 출처=미국 국립보건원 홈페이지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중국 연구진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체외 배출 기간과 감염 초기 전염성 등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소속 차오빈을 비롯한 중일우호병원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 밖으로 배출되기까지 평균 20일 걸린다는 내용의 연구를 의학 전문지 랜싯(The Lancet)에 발표했다고 2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이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 내 병원에서 지난 1월31일까지 퇴원했거나 사망한 성인 환자 19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퇴원 환자 137명을 관찰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 밖으로 배출되는 데 걸린 시간은 최단 8일에서 최장 37일로 나타났고, 중간값은 20.0일이었다. 사망자 54명의 경우 사망할 때까지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연구진은 "토세포 현상과 세포 자살 등을 유도해 바이러스가 숙주의 세포에서 떨어져 나오도록 하는 것이 바이러스 배출"이라면서 "배출 후에는 환자에게서 바이러스가 더이상 관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바이러스성 치료가 바이러스 배출 시간을 단축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차오빈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체외 배출에 걸리는 시간의 중간값인) 20일은 급성 호흡기바이러스의 배출에 대한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면서 "항바이러스 치료와 격리 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현지 매체 차이신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했다.

SCMP는 "결과적으로 코로나19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보다 전염 기간이 더 길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감염병 종식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논평했다.

한편 광저우대학교 및 홍콩대학교 연구진은 광저우 지역 코로나19 감염자 94명의 목에서 바이러스를 채취해 관찰한 결과 바이러스양은 발병 초기에 가장 많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감염자로부터 전염된 사례가 전체의 44%라면서 "코로나19의 전염력은 증상 발현 전 또는 시작 단계에서 가장 클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경우가 30% 이상이면 접촉자 추적이나 격리 조치만으로는 (코로나19 통제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개인 위생 등을 강조했다.

또 SCMP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 연구진은 호흡기인 코에서 채취한 샘플은 음성으로 나타났으나 소화기인 직장에서는 양성인 경우가 있었다며, 지난주 의학 전문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코로나19 환자들 가운데 생후 2개월에서 15살 사이인 어린이 1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의 대변-구강 경로 전염, 즉 감염자의 대변에 있던 바이러스가 손과 음식물 등을 거쳐 타인의 입으로 들어가는 전파가 가능하다.

연구진은 "치료 효과나 격리 종료 시점 등을 판단하는 데 있어, 샘플 채취를 코 인두보다 직장에서 하는 것이 더 유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