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코노믹리뷰 DB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하루 만에 500명 가까이 늘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18일 오후 6시(현지시간) 기준으로 전국 누적 확진자 수를 3만5713명으로 집계했다.

이는 전날에 비해 4207명 증가한 것이다. 하루 새 확진자가 4천명 이상 늘어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탈리아 내 누적 사망자도 하루 만에 475명 증가한 2978명으로 확인됐다.

연일 신규 확진자·사망자가 폭증하면서, 중국의 사망자 3245명과의 차이를 좁히고 있다.

확진자는 롬바르디아 1만7713명, 에밀리아-로마냐 4525명, 베네토 3214명 등 북부 3개 주에서 전체 71.2%가 발생했다.

우려되는 점은 이탈리아의 누적 검사 인원은 16만5541명으로 한국 29만5647명의 56% 수준이라는 것이다.

18일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북부지역은 의료진 뿐만 아니라 의료장비, 병실 부족 등의 삼중고로 신규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북부 롬바르디아주 내 병원의 중환자 병상은 800여개에 불과한데, 긴급 치료를 해야 하는 중증 환자는 1000여명이 넘는다. 거기다 매일 중증환자가 추가되고 있다.

아틸리오 폰타나 롬바르디아주 주지사는 "이 상태로 가면 조만간 신규 환자들을 치료할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한 현지 언론들은 북부 전역에서 중증 환자 치료에 필요한 인공호흡기 등의 필수 장비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지난 12일(현지시간) 국립대만대학의 쉬청즈 화학분석과 조교수는 “이탈리아 당국의 조치가 효과를 내는데 약 2주가 소요된다면 그 사이 신규 확진자 수가 점점 증가하면서 정점인 오는 3월 22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약 6000명이나 발생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쉬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 4월 중순이 돼서야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다. 이때 이탈리아의 확진자 수는 10만명을 웃돌아 중국의 확진자를 넘어서게 된다.

특히 쉬 교수는 이날 “이탈리아가 EU의 도움이 없다면 매일 4000명의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다”라고 예상한 바 있다.

다만,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피해가 확대되는 와중에도 이탈리아 국민의 인식이 안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10일 이동제한령이 전역으로 확대해, 식료품이나 의약품 구매, 출근과 같은 업무상 이유 등 특별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외출이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그렇지만 북부 롬바르디아주의 줄리오 갈레라 보건부 장관은 18일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휴대전화 데이터 분석 결과 주민의 40%는 여전히 어딘가를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이동제한령 발효 일주일간 총 4만3000여명이 규정 위반으로 적발됐는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주지를 벗어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한편, 이탈리아 내 교민들과 유학생들은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자 프랑스 파리 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귀국하는 대신, 대한항공과의 협의를 통해 전세기 운항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이 상업적 운항이 가능할 정도의 인원(최소 200명 이상)이 모이면 특별기를 띄울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혀, 빠르면 이번 주 내에 전세기가 운항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