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3 스틸얼라이브_대표이미지. 출처=넷마블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넷마블이 장르가 고착화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융합장르로 새로운 판을 짜고 있다. 지난 12일 출시한 모바일 배틀로얄 MMORPG ‘A3:스틸얼라이브’를 통해서다. A3:스틸얼라이브는 모바일 MMORPG 최초로 배틀로얄 콘텐츠를 도입,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그간 국내 게임 시장은 새로운 판을 주도한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낼지가 관건이었다. 방 의장은 과거 넷마블을 기존 PC온라인 게임 체제에서 모바일 게임 체제로 탈바꿈시키며 다양한 케주얼 게임으로 시장을 주도했다. 또 '리니지2 레볼루션'을 통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 '大 MMORPG 시대'를 열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따르면 A3:스틸얼라이브는 19일 기준 인기 1위, 최고매출 5위를 기록 중이다. 이 게임은 지난 2002년 출시된 PC온라인 게임 'A3'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이데아게임즈가 개발한 모바일 MMORPG다. 배틀로얄을 MMORPG 장르에 융합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12일 출시된 A3:스틸얼라이브는 14일 최고매출 55위로 출발해 다음날 9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16일부터는 5위를 유지하고 있다. 출시 1주일 만에 V4,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등 기존 인기 MMORPG를 제쳤다. 넷마블은 이 같은 성과를 A3 IP 영향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내 더욱 고무적이다.

빠른 라이브 대응·배틀로얄까지 초기 지표 고무적

A3:스틸얼라이브는 출시 직후 이용자들이 몰리며 접속 대기열이 발생했다. 넷마블은 출시 당일과 다음날인 13일 신규 서버를 연이어 추가했고, 14일에도 일부 대기열이 이어지자 서버 수용 최대 인원을 증가시켰다. 15일에도 서버를 늘리며 몰려드는 인원에 대응했다.

넷마블은 지난 18일 첫 번째 콘텐츠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출시 7일 만에 업데이트다. 넷마블은 업데이트를 통해 일부 콘텐츠 개선과 발견된 각종 오류 등을 수정했다.

출시 초기 효과와 넷마블의 빠른 대응에 힘입어 A3:스틸얼라이브는 이용자 평점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4.3점(5점 만점), 애플 앱스토어 4.6점(5점 만점)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간 모바일 MMORPG가 출시 초기 혹평에 시달린 것과 대비된다.

A3:스틸얼라이브는 출시 전 시장의 기대감을 형성했다. 배틀로얄이라는 인기 콘텐츠를 모바일 MMORPG에 접목한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모바일 MMORPG 시장이 열린 이후로 꾸준히 동일 장르 게임이 출시되며 시장에 타이틀이 늘어났고, 게임사는 플랫폼의 한계와 위험 최소화 등 탓에 신선한 시도가 부족했던 참이었다.

▲ 배틀로얄 대전. 출처=전현수 기자

이용자들은 A3:스틸얼라이브에 도입한 배틀로얄에 합격점을 주는 분위기다. 자동사냥을 제공하는 모바일 MMORPG의 특성상 사냥 중엔 시간이 남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시간에 배틀로얄을 활용할 수 있고 재미도 있다는 것이다.

배틀로얄은 최대 30인의 플레이어가 참여해 최후의 승자가 나타날 때까지 수동 조작으로 겨루는 방식이다. 그 과정에서 몬스터 사냥과 파밍 등으로 캐릭터를 성장해야 한다. 배틀로얄은 재미가 이미 검증된 상황이다. 배틀로얄은 지난 2017년 펍지의 배틀그라운드가 출시된 이후 급격하게 세계적인 게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주로 슈팅 게임에서 배틀로얄을 빠르게 채용하기 시작했다. 포트나이트가 대표적이며 그 이후에도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 · 모던워페어, 에이펙스 레전드 등 해외 유명 슈팅 게임에도 채용되며 인기를 끌었고, 출시 15년 차인 국산 게임 서든어택 또한 배틀로얄을 도입한 바 있다.

퍼즐 게임인 애니팡4(선데이토즈)에도 배틀로얄 모드인 ‘애니팡 로얄’이 도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모드는 30명이 60초 동안 공격과 방어를 주고받으며 즐기게 된다. 애니팡4는 올해 2분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PC MMORPG 검은사막에서는 게임내 콘텐츠인 그림자 전장이 인기를 얻자 스핀오프격으로 별도 게임인 ‘섀도우 아레나’가 탄생하기도 했다. 섀도우 아레나는 배틀로얄 요소가 도입되어 있는 대전 액션 게임으로 이달 10만명의 글로벌 이용자들이 참여하며 3차 CBT를 마쳤다.

BM에서도 새로운 시도...웰메이드 전략 통하나

배틀로얄은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무엇보다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평이다. 넷마블이 자사 사업의 핵심으로 꼽고 있는 ‘글로벌 게임사’로의 도약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방안으로도 볼 수 있다.

넷마블은 한국형 RPG를 활용해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표현해왔다. 이는 톤 조절을 한 BM(비즈니스 모델)에서도 일견 드러난다. 콘솔 패키지 게임 위주로 성장했고 캐주얼, 대전 게임 등이 주류를 이루는 서구 게임 시장에서는 페이투윈(Pay-to-Win)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 배틀로얄 콘텐츠에 배틀패스 BM이 탑재됐다. 출처=전현수 기자

유저들 사이에서는 A3:스틸얼라이브에 대해 과금 모델이 착한 게임이라는 평도 나오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요소를 소울링커와 장신구로 간략화 했고 특히 장비 강화와 관련해서는 기존 동일 장르의 관행과 달리 강화 성공 확률을 대폭 늘린 모습이다. 여전히 최상급 소울링커, 장신구 등에 대해서는 매우 낮은 확률이 존재하지만, 아직까진 전반적으로 BM에 대한 불만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넷마블의 ‘웰메이드’ 방향성도 흥행에 기여했다. 넷마블은 당초 지난해 출시할 계획이었던 A3:스틸얼라이브의 출시일을 미룬 바 있다. 게임성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A3:스틸얼라이브는 지난 2018년 지스타에서 공개된 뒤 이듬해 서비스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보완을 거쳐 2019년 지스타에 전시, 최종 점검을 받은 뒤 출시됐다.

지난해 11월 지스타2019를 찾은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넷마블은 A3:스틸얼라이브처럼 융합장르에 도전하고 있다”면서 “과거엔 게임을 빠르게 출시하고 장르를 선점하는 전략이 있었다면 지금은 웰메이드 게임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유저들은 A3:스틸얼라이브의 새로운 시도와 완성도에 호평을 보내면서도 게임 초기 체감하는 캐릭터별 밸런스 격차를 호소하거나 배틀로얄 콘텐츠의 PC-모바일 플랫폼별 게임 환경 불균형에 대한 지적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넷마블 관계자는 “이용자분들께서 주시는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 불편함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최적의 밸런스를 맞춰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