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자리 잡은 ‘언택트(Untact·연결되지 않음) 마케팅’이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급속도로 펴져 나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 정보에 대한 투자자의 니즈(needs)가 급증한 증권업계에서 언택트가 동영상을 활용한 정보 제공 형태로 활성화되고 있다.

출처= 삼성증권

삼성증권은 최근 미국 증시가 7% 이상 급락하자 애널리스트가 직접 출연해서 '증시 영향과 대응 전략'이란 내용의 동영상을 만들어 호응을 얻었다.

19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월 평균 70건이 넘는 투자 관련 영상이 고객들에게 전달됐다.

삼성증권은 온라인 기반 고객에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며 ‘디지털 자산관리’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삼성증권은 글로벌 경제와 유가 전망, 국가별 금리 인하 소식, 정책 등에 내한 내용을 본사 애널리스트들이 출연한 영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올해 삼성증권이 제작한 콘텐츠 수는 2019년 월평균 제공량의 3배가 넘는다. 동영상에 익숙한 고객의 조회 수가 높아졌는데, 특히 최근 시장 관련 긴급점검 내용을 담은 영상은 평균 4000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상의 종류도 기존의 시황이나 종목 등 주식 위주에서 채권, ELS(주식연계상품) 등 각종 상품 설명과 온라인 주총장 활용법, IRP(개인연금자산) 활용법 등 서비스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생방송으로 진행하며 양방향 소통이 가능해지는 등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유튜브 투자설명회’를 도입한 ‘삼성증권 라이브(Live)’에서는 고객이 영상을 보면서 질문을 댓글로 남기면, 방송에 출연한 애널리스트가 실시간으로 답변해 준다.

이러한 변화는 문자 매체보다는 영상 매체를 선호하는 요즘의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Z세대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Z세대’의 74.3%가 글보다 사진·영상이 편하다고 답했다. 이러한 추세는 젊은 층에만 국한되지 않고, 증권사의 주 고객층인 40·50대에서도 나타난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한 50대 투자자는 "증권 용어가 어렵다보니 아무래도 활자로만 읽으면 이해가 잘 안됐다"며 "동영상은 전문가가 직접 나에게 1대 1로 설명해 주는 것 같고 설명을 들으면서 관련 자료도 눈으로 볼 수 있어서 인터넷 강의처럼 이해가 잘 된다"고 말했다.

증권회사 차원에서도 그간 사내방송이나 방송사 시황중계를 통해 내부 역량이 축적돼 있어 이러한 흐름에 빠르게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1993년부터 사내 위성방송망을 개통해 직원을 대상으로 시황 생방송과 공중파 시황중계를 해왔다.

김상훈 삼성증권 리테일전략담당 "같은 내용이라도 딱딱한 텍스트 보다는 동영상으로 좀 더 알기 쉽게 설명해 드렸을 때 고객들 반응도 좋았다"며 "이런 부분은 내부에 축적된 노하우를 가진 금융전문인력들을 보유한 증권사들의 강점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IT기업 중심의 테크핀(Techfin) 증권사들이 갖기 힘든 콘텐츠 경쟁력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