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스탱 마하 E. 출처= 포드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작년 12월 국내 개봉한 영화 ‘포드 V 페라리’에는 미국 완성차 브랜드 포드(FORD)가 1964년 출시한 첫 포니카(Pony car) 머스탱이 등장한다. 포니카는 작은(compact) 차체에 높은 배기량의 엔진을 장착한 스포츠카를 의미한다. 머스탱은 한국어로 ‘야생마’를 뜻하는 이름에 걸맞게, 뛰고 있는 말을 묘사한 엠블럼과 역동성을 드러내는 보닛을 비롯해 뛰어난 구동력을 갖췄다. 탄생지인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젊은 고성능차 마니아들의 로망으로 자리매김했다.

▲ 머스탱 마하 E의 후면부. 출처= 포드

이후 55년이 지난 작년 11월 포드가 머스탱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머스탱 마하 E’를 선보인 것은 파격적인 사건이었다. ‘머스탱=스포츠카’라는 암묵적 공식이 전 세계 시장에 통용돼온 상황에서 브랜드 라인업이 최초로 확장됐기 때문이다. 포드는 첫 SUV를 순수 전기차(BEV) 모델로 개발함으로써 머스탱 마하 E의 진보적 감성을 강화했다.

머스탱 마하 E는 올해 가을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고객에 인도할 예정인 전기 SUV ‘모델 Y’의 대항마로 꼽힌다. 모델 Y는 출시되기 전부터 이미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상품성과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호응을 얻었다. 포드는 모델 Y에 대적할 사양을 머스탱 마하 E에 적극 투입했다.

머스탱 마하 E는 전장 4725㎜, 전폭 1880㎜, 전고 1600㎜, 축거 2972㎜ 등 수준의 제원을 갖췄다. 기본급 전기 모터를 장착한 모델은 최고출력 190㎾(255hp), 최대토크 441Nm(42.2㎏·m) 등 수준의 구동성능을 발휘한다. 고성능 버전인 GT 에디션은 459hp, 84.6㎏·m 정도의 구동력을 갖췄다. 모델마다 후륜구동이나 상시사륜구동(AWD) 두 종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 머스탱 마하 E의 대시보드 전경. 출처= 포드

각 모델에 75.5~98.8㎾h 용량의 전기 배터리를 장착하면 1회 완전 충전 후 최대 210~300마일(338~483㎞) 주행할 수 있다. 차량 가격대는 4만3895~6만500달러로, 한화 5115만~7050만원에 달한다.

포드가 머스탱 마하 E에 대한 사전계약을 가장 먼저 미국에서 실시한 결과는 양호했다. 포드는 작년 11월 17일 사전계약을 개시한 뒤 1개월여 지난 올해 1월 1일 계약 완료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건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차량을 정식 출시한 뒤 1년 간 생산량을 5만 대로 제한할 방침이라고 귀띔했다.

▲ 머스탱 마하 E의 실내 전경. 출처= 포드

포드는 머스탱 마하 E를 올해 말 미국, 유럽 등지에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한국 출시 일정은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한국을 향한 포드의 발걸음을 멈칫하게 만들 만한 부분은,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이 마냥 달갑지 만은 않은 점이다. 머스탱 마하 E를 다룬 내용의 기사나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에 달린 댓글엔 주로 “머스탱의 스포츠카 정체성이 흔들렸다” “안 예쁘다” 같이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포드는 머스탱 마하 E를 통해 머스탱 브랜드에 담긴 ‘변주 감성’을 구현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포드가 처음 내놓은 머스탱 1세대 모델은 기존 양산형 모델로 1960년대 미국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렸던 컴팩트 세단 ‘팔콘(FALCON)’을 기반으로 제작했다. 이후 미국에 머스탱 차량만 튜닝하는 업체가 설립될 정도로 고객 입맛에 맞춘 파워트레인이나 디자인을 개조한 사례가 활발히 나타났다.

머스탱 마하 E는 그간 다양한 방식의 변주가 이뤄져온 브랜드 역사의 연장선상에 놓인 모델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머스탱 마하 E가 높은 상품성을 갖추고 국내에 조속히 상륙해 많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