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온 초코파이 글로벌 제품. 출처=오리온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오리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시장 우려와 달리 중국과 국내 시장 모두 선방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2월 실적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며, 전문가들은 오히려 실적 타격이 적은 지금이 기회라는 평가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2월 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438.9% 증가한 1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실적 기여도가 높은 중국과 한국은 2월 코로나19 영향이 극도로 높았던 시기로 우려가 컸으나 예상을 넘어 호조세를 보였다.

국내법인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큰 중국 법인은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하고, 매출은 53.2% 증가해 507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은 오리온의 전체 매출액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터라 매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현지 공장도 2월 9일까지 일시적으로 중지됐던 터라 제품 생산에도 우려가 컸다.

▲ 오리온 전체 매출액 추이. 출처=NH투자증권

그러나 영업일수 축소대비 영업환경은 오히려 긍정적인 상황이다. 3월 현재 우한지역을 제외한 공장가동률 및 물류센터, 유통 활동률은 기존대비 90% 수준의 회복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구매 또한 확대되고 있다. 공장 가동재개 이후 초코파이 등 기존의 베스트셀러 중심으로 주문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생산측면에서도 높은 회복속도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법인은 코로나19 여파로 2월 매출이 200억원 이하일 것이라는 우려를 받았지만 오히려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면서 “2월 생산량이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해 300억원가량의 매출이 3월로 이연되는 등 코로나19 우려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코로나19로 다소 침체를 보인 스낵시장의 흐름과는 달리 신제품 효과로 전년 동기대비 34% 증가한 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이 줄어들자 가공식품 중심으로 수요가 상승한 것이다.

또한 뉴트로 열풍으로 ‘꼬북칩 달콩인절미맛’, ‘찰초코파이 흑임자·인절미’ 등 한국 전통의 맛을 접목한 신제품 반응이 좋았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말 출시한 꼬북칩 달콩인절미맛은 월평균 1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찰 초코파이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500만개를 넘어섰다.

오리온 관계자는 “한국 전통의 맛을 접목, 퓨전 제품으로 재탄생시킨 것이 새로움에 열광하는 젊은 층의 호응을 얻은 듯하다”면서 “특히 찰 초코파이의 경우, 맛은 물론 식감도 기존 제품과 차별화해 소비자들로부터 새로운 초코파이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오리온 ‘꼬북칩 달콩인절미맛’, ‘찰 코파이’ 제품. 출처=오리온

전문가들은 오리온이 코로나19로 소비감소 우려가 컸던 국내와 중국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한다. 오히려 예상보다 코로나19 영향이 낮은 지금이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소비 감소로 인한 타격이 가장 컸을 것으로 우려했던 1분기에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HMR(가정간편식) 소비와 온라인 구매로 음식료 트렌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코로나19사태로 특히 HMR의 제품력, 온라인의 편리성이 부각됐고, 이는 신규 고객 유입 및 구매 빈도 증가로 이어지는 셈이다. 앞으로도 코로나 사태는 점진적으로 변화해 왔던 음식료 산업의 트렌드를 급진적으로 변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과 한국에서 꾸준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고, 베트남과 러시아 등에서도 준수한 실적을 내고 있어 올해 영업이익 3520억원을 달성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