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지수 장중 80 돌파후 대책이후 74로 마감

코로나19 공포 지속…WTI '6%대' 폭락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17일(현지시간) 지난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로 최악의 하루를 보냈던 미국 뉴욕증시가 하루 만에 급반등에 성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유동성을 늘리는 조치를 시행한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48.86포인트(5.20%) 급등한 2만1237.38에 장을 마감했다.

반등폭은 1000포인트를 웃돌았지만, 무려 3000포인트에 달했던 전날의 낙폭을 되찾기엔 역부족이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장 대비 143.06포인트(6.00%) 상승, 2529.19에 마감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역시 430.19포인트(6.23%) 오른 7334.78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개장 직후 600포인트 이상 오른 2만800.17까지 갔다가, 곧장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 반전했다. 장중 300포인트 이상 밀리면서 2만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S&P지수 역시 장 초반 상승 출발했으나 이후 2367.04까지 떨어져 전장 대비 소폭 하락세를 보였었다. 나스닥 역시 초반 상승 출발했으나 한때 6900선이 붕괴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를 기점으로 주요 지수는 상승세를 타 정오 무렵 정점을 찍었다. 다우지수는 이날 정오를 지나며 2만1379.35까지 치솟았고, S&P 역시 비슷한 시각 2553.93까지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정오를 지나며 7406.23까지 올라 잠시나마 74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재정·통화 당국이 나서면서 시장 분위기가 개선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기업과 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어음(CP) 시장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CP매입기구(CPFF)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CPFF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업체의 CP를 사들이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용된 장치다.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파격 인하하고 양적 완화(QE)를 재개했지만, 시장의 불안이 잦아들지 않자 CP매입기구(CPFF)를 통한 기업 유동성 지원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무려 8500억달러(약 1055조70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대응 긴급 부양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에 500억달러(약 62조1000억원) 규모 항공산업 지원을 포함한 8500억달러 규모 경제 부양 패키지 승인을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구체적인 정책 중 하나로 국민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CNBC 방송은 약 1조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 전망이 뉴욕증시 반등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뉴욕증시의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여전히 시장의 공포심리가 우세하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약 10% 하락한 74선에 머물고 있다.

변동성지수(VIX)는 전날 82.69로 치솟은 바 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의 80.74를 웃도는 사상 최고 기록이다.

국제유가는 또다시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6.1%(1.75달러) 하락한 26.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6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 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4.56%(1.37달러) 빠진 28.68달러에 거래 중이다.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주에만 각각 22%와 24% 떨어진 데 이어 전날(16일)에도 나란히 10% 안팎의 급락을 나타냈다.

국제 금값은 6거래일 만에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2.6%(39.30달러) 상승한 1525.80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