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펜데믹 대폭락

미국 뉴욕증시가 연일 대폭락 중이다. 3월 16일 월요일에도 마찬가지였다. 다우존스 지수는 거의 3,000포인트, 12% 넘게 하락했다. 종가는 20,188.52. 지난 2월 1일, 30,000포인트를 코앞에 뒀던 때와 비교하면, 지금 상황은 도무지 상상할 수도 없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를 중심으로 글로벌 중앙은행이 일제히 유동성을 쏟아붓는 정책 공조에 나섰지만, 코로나19 공포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한 달 사이에 다우존스 지수는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의 주가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지난 3년간의 주식 시장 과열은 이렇게 식어버렸다.

미국 뉴욕증시 폭락세는 개장과 동시에 예고됐다. 오전 9시 30분 개장 직후, S&P 500지수를 기준으로 7% 이상 급락하면서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크는 주가급등락을 막기 위해 15분간 매매를 중단하는 제도.

미국 뉴욕증시가 서킷브레이크를 발동한 것은 3월 들어 3번째이다. 지난 9일과 12일에도 1차례씩 미국 뉴욕증시는 서킷브레이크를 발동했다. 이번 3번째 서킷브레이크는 그래서 의미 있는 신호이다. 이것을 계기로 대폭락 장세로 이어질지 갈림길이다.

15분 뒤에 거래는 재개됐지만, 결국 다우지수는 2,000포인트를 넘나드는 폭락세를 이어가다, 장 막판 3,000포인트까지 밀렸다. S&P500지수는 324.89포인트, 11.98% 내린 2,386.13, 나스닥지수는 970.28포인트, 12,32% 빠진 6,904.59에 각각 마감했다.

 

제로금리를 무용지물로 만든 코로나19

3월 16일 미국 뉴욕증시 대폭락이 의미 있는 것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전날 코로나19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전격적으로 인하를 한 뒤에 나온 결과이기 때문. 연방준비제도의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는 뜻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린 건 2015년 12월 이후 처음. 연방준비제도는 또 7,000억 달러(870조 원)의 양적 완화 프로그램도 시작하기로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는 오는 3월 17일과 18일간 예정됐던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이틀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만큼 중요했다는 뜻이다. 연방준비제도는 금리 인하가 코로나19 때문이라는 사실을 성명을 통해서 밝혔다.

연방준비제도는 성명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커뮤니티를 훼손하고, 미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에서의 경제적 활동에 피해를 줬다. 위원회는 경제가 최근의 사태를 극복하고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궤도에 올랐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현재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절박함이 느껴진다.

그런데 믿어지지 않는 것은 3월 16일 미국 뉴욕증시 대폭락. ‘제로금리’ 수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시장의 반응은 예상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다운지수는 3,000포인트, S&P500지수는 324.89포인트, 나스닥지수는 970.28포인트가 빠졌다.

 

이유 있는 뉴욕증시의 대폭락

3월 16일 뉴욕증시가 폐장한 뒤, 미국 언론은 대폭락 이유에 대한 분석을 내보냈다. 그중 하나가 트럼프 대통령 책임론. CNBC 방송은 코로나19 사태가 8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장 막판에 발언한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낙폭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3월 16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개최한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기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끝나겠느냐?”고 질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이나 8월에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건 당국자들에게 매일 이 질문을 한다면서 “사람들은 7월, 8월, 그런 것을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기자들은 “한여름까지 간다는 말이냐?”는 말이냐고 또다시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에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 그러나 그들은 8월, 7월이 될 수 있고 그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질문을 아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대통령이 말하는 것은 발병 궤적이 그때까지 갈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로 향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말에 “그럴지 모른다”며 “우리는 경기침체 측면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 측면에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말을 했으니, 뉴욕증시가 폭락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출구 전략

3월 16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가 “7월이나 8월에 끝날 수 있다”고 말했고, 이것이 뉴욕증시를 대폭락을 이끌었다. 결국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할 당시인 2017년 1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3년 올린 주가가 보름 만에 빠졌다.

“7월이나 8월에 끝날 수 있다”는 말을 하면 뉴욕증시는 물론, 세계 증권시장이 폭락할지 트럼프 대통령이 몰랐을까? 그렇지 않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증권시장을 뒤흔들 충격 발언을 서슴지 않았을까?

5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그 말이 사실이고, 둘째, 하절기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연 소멸될 가능성이 높고, 셋째,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이 생산될 수 있으며, 넷째, 중국 정부 증시 개입을 의식했고, 다섯째, 차기 대통령 선거를 고려한 것이다.

앞 3가지 이유는 사실기반이지만, 뒤의 2가지는 국제정치적, 국내정치적 의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발병지 중국 증시 낙폭이 크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겼다. 세계 증시가 30% 이상 떨어졌는데, 중국은 15% 하락에 그쳤다. 중국 정부의 개입 때문인지 알고 싶었던 것이다. 중국 정부가 개입하고 있다면, 강도 높은 발언을 해도, 항셍지수나, 상하지지수의 낙폭이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그러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대결이 유력한 차기 미국 대선에서 7, 8월 즈음 증시 회복으로 경제 부양 효과를 올리며, 주도권을 장악할 생각을 가진 것이다. 결국 7, 8월까지 미국 증시는 급등락을 반복하며 혼조세를 보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