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한진그룹이 서스틴베스트의 자문내용에 대해 형평성을 잃었으며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진그룹은 17일 ‘서스틴베스트 의안분석 보고서 관련 한진그룹 입장’을 통해 “KCGS와 ISS는 한진칼 이사회에서 제안한 사내·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대부분 찬성의견을 냈으며, 3자 주주연합의 사내·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불행사 또는 대부분 반대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서스틴베스트는 권위있는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과는 정 반대로 이사 선임의 건에 있어 3자 주주연합의 주주제안에는 모두 찬성 의견을 낸 반면, 한진칼 이사회의 경우 일부 반대, 나머지는 ‘주의적 찬성’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개념까지 동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스틴베스트는 ‘2020년 한진칼 주주총회 주요 안건 의견’ 보고서를 통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과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은용 사내이사 선임 안건과 김석동, 임춘수, 최윤희, 이동명 사외이사 4명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주의적 찬성’을 권고했다. 주의적 찬성은 이사로 결격사유나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장기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 여부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될 때 권고한다. 

이와 관련 한진그룹은 “서스틴베스트는 한진칼 이사회에서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인 박영석 후보의 경우 한국자본시장연구원장으로 재직 중이라는 이력 때문에 이해상충에 따라 직무에 충실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를 권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3자 주주연합의 김신배 사내이사 후보의 경우 포스코와 푸르덴셜생명의 사외이사로 재직중이며, 함철호 비상무이사 후보도 항공경영분야 종합 컨설팅 회사 대표이사다. 구본주 사외이사 후보 또한 반도건설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에서 재직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찬성을 권고하는 이중성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할 때 서스틴베스트는 명확히 3자 주주연합 쪽으로 기울어진 일방적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자문 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게 한진그룹의 주장이다. 

한진그룹은 또한 서스틴베스트의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초대회장, 강성부 KCGI 대표가 발기인으로 참여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올해 2월 14일과 17일에 한진칼과 KCGI에 공개 토론회를 제안하고, 공개토론회가 성사되지 않자 2월 27일 공개 질의를 한 바 있다. 게다가 서스틴베스트는 올해 초 이례적으로 ‘2020 정기주주총회 시즌 프리뷰’라는 보고서를 내며 한진칼 흠집내기를 한 전력도 있다. 

한진그룹은 “이 같은 점을 미루어볼 때 과연 서스틴베스트가 공정성이 생명인 의결권 자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그에 합당한 중립성을 갖추고 있는지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며 “오히려 사익을 추구하는 행동주의 사모펀드에 합세해 한진그룹을 흔드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