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최근 국가 재난 상황에서 일부 언론이 가짜 뉴스를 통해 정부를 돕고 있는 저희 회사 관련 논란을 제기 했습니다. 물론 정부부처에서 강력 대응하고 관련 사실을 교정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죄인처럼 가만히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목소리를 내야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나 이슈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하는 것은 이 상황에서 ‘위기·이슈관리의 주체가 우리인가? 정말 우리가 주체여야 하는가?’입니다. 위기나 이슈상황에서 자사만 단독으로 비판의 대상이 된 경우라면 당연히 적절한 대응을 스스로 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비판의 대상이 여럿이거나, 비판의 목적이 자사 이외의 다른 주체들을 향하고 있다면 대응에 있어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쉬운 말로 혼자 나서서 튀어 보이는 것은 전략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럿이 얽혀 있는 논란에서 자사만 나서서 논란을 더욱 심화 시켜서도 안될 것입니다. 이미 다른 이슈관리 주체가 나서서 논란 해소를 시도하고 있는데, 자사가 뒤 따라 나서 문제를 더 크게 만들어서도 안될 것입니다. 만약 자사가 꼭 나서야 한다면, 다른 이슈관리 주체들과 사전 충분한 논의와 역할 배분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실무적인 차원에서는 실제 여러 주체들과의 사전 협의라는 것이 대부분 현실적이지 않고 완전하지 않아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여러 주체가 얽힌 이슈에서 여러 회사가 나서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먼저 다른 주체가 나서 있다면 더욱 더 자사는 면밀하게 상황을 관찰하면서 기다려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창구가 많으면 말이 서로 충돌할 가능성은 배가됩니다. 창구가 많아 질수록 메시지는 다양화되고 구체적이 됩니다. 곧 기사 거리는 더욱 더 풍부해 지는 셈입니다. 게다가 창구끼리 서로 전략이나 주장의 방향이 다른 경우에는 곧바로 재앙으로 연결됩니다. 회사가 그런 모험을 자초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일단 선정되었거나 자발적으로 나서는 중요한 이슈관리 주체의 대응을 면밀하게 지켜 보는 것이 가장 안전한 태도입니다. 만약 그 주체의 대응이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거나, 자사의 전략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전이 된다면 그 때 가서는 자사의 개입이나 커뮤니케이션 개시를 적극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가장 경계하셔야 할 것은 무조건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하겠다는 내부 의견입니다. 억울하니까, 황당하니까, 말도 안되니까, 팩트가 틀리니까 우리가 직접 나서서 강하게 반박 하자 하는 분위기가 생길 때입니다. 당연히 그렇게 하면 논란이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질문하신 것과 같이 정부부처들이 다양하게 얽혀 있고, 그 논란의 화살이 정부부처들에게 있을 때에는 내부적으로 흥분을 좀 가라 앉혀야 합니다.

정부부처의 즉각적 대응을 먼저 지켜 보십시오. 만약 자사가 원하는 전략이 있거나 자사가 대응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커뮤니케이션 이전에 정부부처들과 최대한 협의하십시오. 그들이 그것이 적절할 것이라 본다면 그 때 가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낫습니다. 위기나 이슈상황에서는 가능한 현존하는 부정적 상황을 유지 또는 해소 관리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만약 반대로 상황을 키우고 악화시킬 수 있다면 어떤 대응이라도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으며 침묵하는 것도 분명 위기관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