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직후, 코로나19發 3번째 서킷브레이커

다우 -12.93%·S&P -11.98%·나스닥 -12.32%

트럼프 "7~8월까지 코로나 지속될 것...미국 경기 침체"

국제유가, 2016년 이후 최저 수준...WTI –9.6%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미국 뉴욕 증시는 1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감에 다시 10% 넘게 폭락하며 1987년 이후 최악의 블랙먼데이를 맞았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긴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제로 금리정책과 양적 금융완화 재개를 결정했고 일본과 영국, 유럽연합(EU) 등 글로벌 중앙은행이 일제히 유동성을 쏟아 붓는 공조에 나섰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감을 줄이진 못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 평균지수는 지난 13일 대비 2997.10 포인트, 12.93% 급락한 2만188.52로 폐장했다. 이로써 다우는 사상 최고에서 31.7% 밀려 2017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다우의 일일 낙폭은 하루에만 22% 폭락했던 1987년 10월 19일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주말에 비해 970.28 포인트, 12.32% 대폭 떨어진 6904.59로 장을 닫았다. 나스닥 역사상 최대 하락률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주말보다 324.89 포인트, 11.98% 크게 밀려난 2386.13으로 거래를 끝냈다.

오전 9시30분 개장 직후, S&P 500지수 기준으로 7% 이상 급락하면서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 급등락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15분간 매매를 중단하는 제도로, 일주일새 벌써 세 번째 발동이다.

미 CNBC방송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감 직전 시작한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오는 7~8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 경기가 리세션(침체) 국면을 향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 장 막판 낙폭을 키우는 데에 일조했다고 전했다.

또 뉴욕 연방은행이 내놓은 3월 제조업 지수가 -21.5로 전월 12.9에서 사상최대의 낙폭을 기록한 것도 약세를 부추겼다.

국제 유가도 이날 재차 폭락해, 서부텍사스원유(WTI)가 배럴당 30달러 선을 하회하는 등 위험자산 시장 전반이 불안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9.6%(3.03달러) 미끄러진 28.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배럴당 30달러 선이 붕괴했다.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배럴당 3.80달러(11.2%) 급락한 30.05달러를 기록했다. 역시 2016년 1월 이후 최저치다.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주 각각 22%와 24%의 폭락을 기록한 바 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내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2.0%(30.20달러) 떨어진 1486.50달러를 기록했다. 금융시장 전체가 불안한 가운데현금 확보를 위해 금도 팔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미국 국채금리도 곤두박질쳤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이날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미국증시 장중 0.72%로 직전 거래일의 0.95% 대비 수직 추락하며 낙폭이 무려 24.72%에 달했다. 또한 2년물 국채금리는 0.35%로 직전 거래일의 0.50% 대비 역시 크게 추락하며 낙폭이 29.67%에 달했다.

미 달러화는 강세였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71% 내린 98.04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