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지난달 상반기 재건축 시장의 이목은 반포 일대를 향했다. 올해 초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과 반포주공1단지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이 본격적인 입찰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강변 노른자위 입지를 차지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의 입찰 마감일인 지난 9일, 왕좌 수복을 다짐한 삼성물산과 아크로를 통해 한강변에서 입지를 다져온 대림, 조용히 내실을 키워온 호반건설이 최종적으로 입찰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수주 3파전의 치열한 막이 올랐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브랜드 파워와 선분양을, 호반건설은 금융혜택과 무상옵션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다음달 1일 시공사 선정을 앞둔 해당 조합이 어떤 시공사의 손을 들어줄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물산, 브랜드 파워·맞춤형 입찰제안

▲ '래미안 원 펜타스' 조감도. 출처 = 삼성물산

5년만에 재건축 수주전에 복귀한 삼성물산은 지난 9일 입찰제안서를 제출과 함께 반포 귀환의 뜻을 확고히 했다. 이어 지난 13일 삼성물산은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장의 단지 이름을 ‘래미안 원 펜타스(Raemian One Pentas)’로 결정하고 단지의 디자인과 특징을 공개했다.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전에서 브랜드 파워의 극대화와 조합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입찰 제안으로 재건축 수주전의 승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은 래미안 브랜드에 걸맞는 디자인과 단지 특화 설계를 래미안 원 펜타스에 적용한다. 네덜란드 유엔 스튜디오(UN Studio)와의 협력을 통해 한강변이라는 주변 환경과 어울리면서도 수평, 수직의 디자인의 차별화를 통한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주차장 입구에는 호텔 등에서 볼 수 있는 드랍-오프 존의 특화된 설계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래미안 단지가 가진 브랜드 파워다. 하나 하나의 단지에 브랜드에 걸맞는 완성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 계열사의 관련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조합에 가장 적합한 입찰 제안을 위한 다양한 공약도 준비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원하는 방향의 커뮤니티 시설을 제시했다”면서 “해당 단지에는 래미안의 강점인 조경 시설과 함께 커뮤니티 시설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도심 속 캠핑 콘셉트를 내세운 글램핑장 등 조합원이 만족할 만한 시설 등을 제안했다는 것이 해당관계자의 전언이다.

삼성물산 측은 분양 방법 역시 조합이 가장 원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후분양은 물론 선분양 역시 가능하도록 준비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업 주체는 조합인만큼 조합이 원하는 사업 진행이 가능하도록 모든 방향을 준비해두고 있다”면서 “선분양이 사업 자금 순환 등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해 사전에 준비 절차를 마련하고 선분양도 가능하다는 점을 조합에 알린 것”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 스마트 기술로 ‘아크로 타운’ 완성

▲ 아크로 하이드원' 조감도. 출처=대림산업

대림산업의 핵심 수주전략은 아크로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아크로 하이엔드 브랜드 타운’의 완성이다. 하이엔드 브랜드에 부합하는 단지 공급은 물론, 브랜드 타운을 통한 시세 상승 등의 효과 역시 조합에 강조할 계획이다.

대림산업 역시 지난 13일 ‘아크로 하이드원(ACRO Hyde One)’이라는 단지명을 내걸고 본격적인 수주전에 참여했다. 대림은 이번 수주에서 빅데이터를 통해 조합원의 기대요소에 부합하는 핵심 설계 전략을 준비했다. 즉시 착공이 가능한 고급화 설계와 착공 후 업그레이드 등의 선택사항을 갖춘 2단계 과정을 도입해 최고급 주거 가치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대림은 ‘아크로 리버파크’와 ‘아크로 리버뷰’ 등이 갖고 있는 굵직한 정비사업 성과와 브랜드 타운에서 오는 대단지 이점을 주요 강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분석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단독 단지보다 대단지가 유리하다는 점을 홍보할 것이다. 하이엔드 브랜드 타운이라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자 핵심전략이다. 하이엔드 아파트에 맞게 최상위 제품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또 통화에서 “대단지 프리미엄은 시세상승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대단지 프리미엄 브랜드는 시세상승률이 높다. 평당 1억원을 넘어서 강남지역에서 가장 비싼 단지로 꼽히는 아크로 리버 파크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수주에 성공하면 아크로 하이드원 아크로 리버 파크와 마주 보는 단지가 된다”라고 언급했다.

대림은 이밖에도 분양가 상한제 이전 아크로 하이드원의 착공, 분양을 완료하고 늦춰진 일정문제를 해결한다는 공약과 함께 정보통신기술, 빅데이터 분석 그리고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프로세스를 융합한 토탈 스마트 컨스트럭션(Total Smart Construction)도 공정에 도입할 계획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BIM 기술 등을 적용해 과거 데이터를 가지고 사전에 오류와 오차를 줄이고 공기단축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해당 공정으로 통해 품질 향상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호반건설, 무상옵션·저금리 사업비 등 실속 강조

▲ 신반포15차 재건축 아파트 전경. 출처=네이버 거리뷰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시공능력평가에서 10위로 올라선 호반건설도 이번 수주를 통해 한강변에 진출한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추고 있다. 이를 위해 호반건설은 자사의 재무건정성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사업 제안을 조합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건설사는 이번 사업제안에서 조합에 390억원 규모의 무상품목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390억원의 무상품목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한 것은 사실이다. 조합원들에게 평가를 받는 것인 만큼 세부 품목에 대한 언론 공개는 아직 검토 중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호반이 제시한 무상품목 지원 제안은 쉽게 말해 기존의 분양시 유상옵션으로 제공되던 인테리어나 자재 등을 사실상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제안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호반건설은 사업비 대출 이자도 0.5%의 저리를 제안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무상 제공 품목 제안이나 사업비 조달 금리 등은 모두 우수한 재무건정성과 회사의 신임도를 바탕으로 포괄해서 사업제안을 한 것이다. 특화된 사업조건을 제안한만큼 조합에서 좋은 평가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