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터=네이버금융

[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코로나19 쇼크에 따라 국내 증시의 안정을 위해 공매도가 금지된 첫 날 공매도 잔고 상위 20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금융당국의 조치가 시장에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증명했다.

16일 장 마감을 기준으로 상위 20 종목의 주가를 살펴보면 한온시스템 딱 1 종목을 제외한 남은 19 종목의 주가는 모두 떨어졌다.

공시 의무 발생일이 지난 11일인 기준으로 공매도 잔고 상위 20 종목을 살펴보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넷마블,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카카오, LG생활건강, 한국조선해양, S-Oil, SK하이닉스, 호텔신라, LG화학, 엔씨소프트, 삼성중공업, 포스코케미칼, 한온시스템, KT, 휠라홀딩스 순으로 공매도 잔고 금액이 높다.

공매도 잔고 금액이 가장 높은 셀트리온의 경우는 전일 종가 17만500원 대비 2.93% 하락해 16만5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공매도 잔고 금액 2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3만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전일 종가 45만6500원 대비 5.81% 하락했다.

3위인 삼성전자도 4만8900원으로 전일 종가 4만9950원 대비 2.1% 떨어졌다.

특히 LG화학의 경우 31만25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전일 종가 34만500원 대비 무려 8.22%나 하락했다.

포스코케미칼도 4만4600원으로 전일 종가 4만8300원 대비 7.66% 떨어졌다.

카카오와 엔씨소프트도 각각 7.21%, 7.18%씩 주가가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19% 떨어졌다. 이와 비교했을 때 셀트리온,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넷마블, S-Oil, SK하이닉스, KT, 휠라홀딩스의 주가는 3.19%보다 덜 떨어졌다.

반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카카오, LG생활건강, 한국조선해양, 호텔신라, LG화학, 엔씨소프트, 삼성중공업, 포스코케미칼 등의 경우는 코스피 지수 보다 더 많이 주가가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온시스템은 공매도 잔고 상위 20 종목 중 유일하게 9570원으로 전일 종가 9200원 대비 4.02% 상승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당연한 결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공매도 금지 자체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 한다는 분석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젼략부서장은 "공매도 금지로 인한 영향은 원래 없다"며 "공매도 금지 효과로 주가가 반등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매도 금지라고 하면 나쁜 공매도 세력이 없어지면서 주가가 반등할 것을 기대하는데, 실제 금융시장에서는 공매도 금지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즉 공매도 금지보다는 해외 시장 동향이 더 중요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매도 금지로 인한 심리적인 효과는 누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해서 시장이, 그리고 주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매도와 상관없이 현물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파는 것에 따른 가격 하락은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이어지고 미 연준의 금리인하 등에 따라 불안한 상황이 진정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