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경우, 코로나 19가 처음 발생했던 1월 음식배달 주문이 크게 증가했지만 식당들이 문을 닫고 소비자들이 음식 오염과 운전자들의 검역을 우려하면서, 주문 건수가 급락해 2월에는 평소보다 30%나 줄었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음식 배달 회사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는 복잡한 퍼즐을 내포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배달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지만, 음식을 공급하는 식당들이 타격을 입었고 음식을 배달하는 근로자들의 감염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코로나 발병 초기에 큰 타격을 받은 시애틀 같은 지역의 경우, 직원들의 재택 근무가 권장되고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음식 배달 주문이 크게 늘어나는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식당들의 주 수입원인 방문 고객의 감소로 식당들은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에 따라 그럽허브(Grubhub)는 지난 13일, 16일부터 주문 건당 약 10%에서 15%에 달하는 배달 수수료의 징수를 연기하겠다고 말했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그럽허브는 수수료 징수 연기 종료 기한은 정하지 않았다며 연기로 인해 징수 보류되는 수수료가 최대 1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식품 배달회사 포스트메이트(Postmates)도 앞서 지난 10일, 소비자들의 방문이 줄어든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식당들이 자신의 플랫폼에 가입하는 경우, 모든 수수료를 일시적으로 면제해 줄 것이라고 발표했다.

식품 배달회사들과 계약을 체결한 식당들은 그것이 식당의 매출 성장의 대안이라고 강조해 왔다. 멕시칸 패스트푸드 치폴레(Chipotle Mexican Grill Inc.)는 지난 주, 앞으로 한 달 동안 고객에게 배달비를 면제하고 무단으로 개봉할 수 없는 백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도 고객들에게 매장 폐쇄 가능성이 있음을 통지하고 우버 이츠를 통한 커피 배달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미국의 음식 배달 업체들이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부터, 고객 유치와 제휴 식당 확대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고객들의 문 앞까지 식품을 배달하는 회사들이 고객의 충성도를 강화하고 식당들이 코로나 확산 기간에도 음식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조사기관인 NPD그룹에 따르면, 코로나 19가 처음 발생했던 1월 중국에서 음식배달 주문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의 보고서에 따르면, 식당들이 문을 닫고 소비자들이 음식 오염과 운전자들의 검역을 우려하면서, 배달업체들도 한 달 동안 주문 건수가 급락했다. 2월에는 주문 건수가 평소보다 무려 30%나 줄었다가 3월 들어 도시들이 제 기능을 회복하고 식당들이 다시 문을 열고 비접촉 배달 같은 서비스 옵션을 활용하면서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아직 자신들의 서비스가 안전하다는 것을 고객들에게 안심시키지 못하고 있다. 일부 배달업체들은 배달원과 소비자 사이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문 앞에 음식을 떨어뜨려 놓는 것으로 대체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블랙박스 인텔리전스(Black Box Intelligence)에 따르면 시애틀 지역에서 코로나 발병이 심각해진 3월 첫 주 식당 매출은 지난 4주간 평균과 비교해 1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식당의 배달 매출은 10% 이상 증가했다.

시애틀의 워싱턴대학교 학생인 오스카 아바타레는 학교가 2주 동안 휴교를 결정하자 "평소보다 외출이 적어졌다”며 "예전에는 친구들과 함께 식당에 가서 먹었겠지만 지금은 우버 이츠를 통해 배달시킨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에디슨 트렌드(Edison Trends)에 따르면, 미국의 식품 배달 업체의 매출은 미국에 코로나의 영향이 미치기 시작한 지난 2월 24일까지 완만한 성장을 보였다.

배달원이나 음식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것을 우려해 음식 배달을 기피하는 고객이 있을 수도 있다.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블록체인을 연구하는 조너선 파딜라는 그런 우려 때문에 지금은 음식을 배달시켜 먹지 않는다.

식품 배달 업계가 성숙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회사들은 고객 충성도를 구축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성장만을 추구했던 기업들은 이제 재정 건전성 화에 힘을 쏟고 있다. 도어대시(DoorDash)는 지난 달에 비밀리에 공모 신청 서류를 제출했고, 다. 포스트메이트도 상장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음식 배달 회사들은 배달원들을 가장 필요로 하는 시기이지만, 한편으로 그들과 거리를 두는 위기를 맞고 있다. 회사들은 배달원들에게 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있거나 아프면 일을 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있지만, 그들이 없으면, 그들은 음식을 배달할 수 없다. 많은 배달원들은 바이러스로 일을 할 수 없어도 수입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유급 휴가를 원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는 것은 복잡한 일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음식 배달 일을 하고 있는 모스타파 마클라드는 "우리는 누구보다 이 바이러스에 많이 노출되어 있지만 어떠한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험한 시기에 건강을 위해서 집에서 쉬어야 할까요, 살아남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일해야 할까요?”

우버아 도어대시는 감염되어 공공보건기관에 의해 격리된 배달 운전자들에게 최대 14일의 임금을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우버, 도어대시, 그럽허브, 포스트메이트 등 배달업계에서는 배달 운전자들을 위한 보상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공동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