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준율 인하로 95조원대 유동성 공급

홍콩, 기준금리 지난 3일 0.5%p 이어 0.64%p 또 인하

뉴질랜드, 기준금리 0.75%p 인하·QE 가능성도 시사

일본, 금융정책회의 앞당겨 개최…ETF 매입 규모 2배 확대

사우디·UAE, 50조원 규모 경기 부양책 발표

▲ 출처= 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 주요 국가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지고 있다.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오후 5시 긴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진행한 뒤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종전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3일 단행한 0.5%포인트 인하의 2배 폭 규모이자, 불과 13일 만에 이뤄진 전격적인 조치다.

16일 홍콩이 Fed의 금리 인하에 발맞춰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홍콩 금융 당국은 지난 3일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을 때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기준금리를 0.86%로 0.64%포인트(64bp)(1bp=0.01%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이날 선별적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함으로써 5500억 위안(약 95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심사 기준에 부합한 은행들의 지준율은 이날부터 0.5∼1.0%포인트씩 내린다. 대상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등 취약 경제 주체들을 지원하는 은행들이다.

일부 은행들은 지준율이 1.0% 더 내린다. 기존 중국 대형은행의 지급준비율은 12.5% 수준이었다.

앞서 인민은행은 춘제(春節)를 앞둔 지난 1월 모든 은행에 동시에 적용되는 전면적 지준율 인하를 통해 8000억 위안의 자금을 공급한 바 있다.

인민은행은 지준율 인하와 동시에 금리인하 통화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월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기존의 3.25%에서 3.15%로, 사실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4.15%에서 4.05%로 모두 0.10%포인트씩 내린 바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해 미국과 중국 간 금리 차이가 벌어짐에 따라 중국 인민은행이 이달 20일 3월 LPR 발표를 앞두고 또 MLF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졌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이 16일 기준금리를 긴급 인하했다. 이날 오전 RBNZ는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인하해 현행 1.00%에서 제로에 가까운 0.25%로 낮춘다고 발표했다고 현지 언론 뉴질랜드 헤럴드 등은 보도했다. 특히 이 금리를 최소한 내년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RBNZ는 성명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글로벌 교역, 관광, 기업 및 소비자 지출이 크게 줄었다"며 "뉴질랜드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상당하다"고 금리 인하의 배경을 설명했다.

RBNZ의 애드리안 오 총재는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글로벌 교역, 관광, 기업 및 소비자 지출이 크게 줄었다. 내년까지 뉴질랜드 국민과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RBNZ 전례 없는 모습으로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끌어내렸다”고 평했고, 블룸버그통신은 뉴질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의 시행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일본은행(BOJ)은 오는 18~19일 예정돼 있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당겨 이날 개최하기로 했다. BOJ는 "최근 금융경제 정세 동향을 고려해 필요한 금융 조절을 검토하기 위한 것"이라고 일정을 당긴 이유를 설명했다.

BOJ는 이날 금융시장에 자금 공급을 위해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액을 지금의 연간 6조엔(약 68조6000억원)에서 당분간 12조엔(약 137조3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기업이 발행하는 기업어음(CP)매입을 늘리고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줄어든 기업에게 민간금융기관의 대출을 늘리도록 했다.

현재 마이너스(-) 0.1%인 기준금리는 동결했다.

BOJ가 금융정책결정회의 일정을 앞당긴 것은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201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중앙은행은 50조원 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고 아랍뉴스와 걸프뉴스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UAE 중앙은행은 지난 14일 코로나19로 영향을 맡은 관광, 교통 등 분야 기업과 은행에 총 1000억 디르함(약 33조25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지원은 사우디와 러시아간 석유전쟁으로 급락한 유가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걸프뉴스는 전했다.

중동의 무역과 금융, 관광, 교통 중심지인 UAE의 경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각종 콘서트와 스포츠 행사, 산업체 회의 등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사우디 중앙은행도 같은날 성명을 내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은행 결제대금 6개월 유예 등 500억 리얄(약 16조2600억원) 규모 지원 패키지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