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등 글로벌 통화·재정정책 귀추 주목...증시 변동성 불가피

증권가 “코스피 밴드 1750~1830선...최악 땐 1600선 예상”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이번 주(3월16일~20일) 국내 증시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맞선 국내외 정책당국의 세계적 정책 공조와 세계 시장 반응에 주목할 전망이다.

지난 한 주 국내외 증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대유행)으로 선언하면서 폭락장이 이어졌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코스피지수는 전주(2040.22)보다 268.78포인트(13.18%) 급락한 1771.44에 마감했다.

또한 지난 13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공포심리가 극에 달하면서 서킷브레이커, 사이드카가 동시에 발동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전날 유럽과 미국 증시는 10% 안팎 무너지자 이에 대한 영향이 국내 증시를 강타한 것이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가시지 않는 가운데 얼마나 더 확산하며 경제 활동의 제약을 야기할지도 여전히 핵심 변수다.

미국은 지난주 코로나19에 대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이를 통해 주 정부 등에 500억 달러의 자금에 접근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놓을 기준금리 인하 등 각국 당국의 세계적 정책 공조가 시장의 공포감을 가라앉힐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1.0~1.25%포인트 가량의 대폭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는 것을 이미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다만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간) 연준이 0.5%포인트의 기습 금리 인하를 단행했을 때도 시장 불안이 증폭되면서 뉴욕증시가 오히려 하락했듯이 이제 금리 인하만으로는 '약발'이 먹히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연준은 금리 인하 외에도 양적완화(QE) 재개 등 금융시장이 요구하는 폭넓은 범위의 추가 조치 가능성을 열어두는 완화적 발언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도 예정되어 있다. BOJ는 유럽중앙은행(ECB)처럼 이미 마이너스인 금리를 더 내리기보다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확대 등 다른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 정상은 오는 16일 화상회의를 열기로 했다. G7(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정상들이 부양책 확대 약속 등 시장을 안정시키는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도 오는 17~18일께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0.50%포인트 인하, 세계적 정책 공조에 보조를 맞출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한편, 원유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부상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급작스럽게 시작한 '저유가 전쟁'에 미국이 참전을 선언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원유 시장 부양을 위해 전략비축유 대량 매입을 에너지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유가 폭락으로 자국 셰일유 업체들이 궁지에 몰리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되며 유가가 상향 안정화에 성공한다면 다른 금융시장의 불안도 경감될 수 있다.

지난 한 주 내내 역대급 폭락장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권가에서도 코스피 지수에 대한 눈높이를 낮췄다. 이번 주 코스피 예상밴드의 하단은 1750선까지 내려왔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주 코스피 지수 예상밴드로 1750~1830선을 제시했고, NH투자증권은 1750~190선 사이를 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저점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다"며 "공포심리가 확대되고, 로스컷(손절매), 담보부족 등 수급이 꼬여있는 상황에서는 밸류에이션 판단보다는 단기 수급 상황이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이번 주 FOMC와 BOJ, 미국과 유럽 행정부의 재정 정책의 구체화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특히 미국 의회가 이번주 예정된 휴원 일정을 연기한 것을 보면 재정정책 실행을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의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진다면 코스피 지수는 1600선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는 16일 오전에 발표되는 중국 1~2월 내수지표는 경제 침체의 골을 엿보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공포가 정책공조 방파제를 넘어 글로벌 경기침체로까지 번진다면 글로벌 위험자산 뿐 아니라 신흥국(EM) 증시의 와해적 상황변화는 불가피하다”며 “중국·한국·대만 등 신흥국 생산 밸류체인의 동반침체와 함께 신흥 산유국의 리스크가 현실화된다면 코스피 지수는 1600선까지 내려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일정(현지시간 기준)

▲16일(월) = 중국 2월 산업생산·소매판매·고정자산투자

▲17일(화) = 미국 연준 FOMC회의(17~18일)·2월 소매판매·2월 산업생산·3월 NAHB 주택시장지수

▲18일(수) = 일본 BOJ 금융정책회의(18~19일), 미국 2월 주택착공·건축허가

▲19일(목) = 미국 2월 선행지수

▲20일(금) = 미국 2월 기존주택매매, 중국 3월 대출우대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