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보험업계 근무 환경이 변하고 있다. 대면영업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은 감염을 막기 위해 모바일 청약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보험사 내근직의 경우 분산근무와 재택근무를 적극 실시하고 있다. 텔레마케터, 콜센터 등 집단감염 온상지로 보험업계를 겨냥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보험사들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콜센터, 텔레마케팅 채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보험사들이 비상이 걸렸다. 에이스손해보험 등의 외주업무를 맡고 있는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 위치한 콜센터에서는 확진자가 100명을 상회했다. DB손해보험 대구지점 텔레마케팅 채널에서는 지난달 직원 1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해당 텔레마케팅 영업지점은 운영을 중단한 상태"라며 "24시간 운영하는 콜센터가 아니라 텔레마케팅 조직이기 때문에 재택근무도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콜센터의 경우 본사 콜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도록 재택근무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상태"라며 "이는 콜센터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향후 비상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 '띄엄 띄엄'...'띄어앉기 근무' 확대

보험사들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보험사들이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감염 예방책은 분산근무다. KB손해보험도 확진자 발생 등 비상사태를 대비한 콜센터 재택근무 시스템을 갖춰 놓은 상태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경우 콜센터를 층간 분산 근무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현대해상도 콜센터 상담원을 분산배치하고, 직원의 3분의 2만 출근하도록 했다. 교보생명은 층별로 근무지를 분산 배치하고, 시차 출퇴근제를 도입해 동선이 안겹치도록 운영을 하고 있다. NH농협생명도 콜센터 직원의 4분의 1를 다른 공간으로 이동 배치했다.

대면 영업일선에 있는 보험설계사들도 모바일 청약 등 비대면 영업으로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고객들이 만남을 꺼리자 상당수의 설계사들이 유선으로 상품설명을 한 뒤 전자서명 등 모바일 청약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설계사 교육은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추세이며, 보험사들은 고객들의 고객센터 방문을 자제하도록 권유하고 있는 모습이다. 언더라이팅을 위한 방문 진단도 연기되고 있다. DB생명은 지난달 24일 2주간 연기했던 고객 방문 진단을, 오는 16일까지 추가 연기하기로 했다.

◇ 개인정보 관리는 재택근무에 '걸림돌'

감염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에 걸림돌도 있다. 특히 보험사 콜센터의 경우 재택근무 시스템을 갖춰 운영하기가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객 개인정보 보안 문제는 물론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까다로움도 있어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콜센터 재택근무 체제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민감정보를 많이 다루기 때문에 기술적인 측면보다도 관리 영역을 벗어난 개인정보 보안 문제 등이 야기될 수 있어 콜센터 재택근무 체제를 갖추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금융사들은 사내 인트라넷에 접속하는 망과 외부 인터넷 망이 분리 돼 있어, 메일 하나 보내는 것도 보안이 철저해 재택근무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